지난 달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는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이들은 별로 없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배우, 정치인이기도 했던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에비타’는 에바의 애칭으로 ‘귀여운 에바’라는 뜻이다.
‘국민의 어머니’라 불리며 숭배에 가까운 사랑을 받았던 에바. 26세 나이에 영부인이 된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던 지도자이자, 대중의 감정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이용한 정치적 전략가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하지만 뮤지컬 ‘에비타’는 그를 영웅이나 악인과 같이 단선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층적인 면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미국 토니상 7관왕을 수상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고,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 왔다.
에바는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수도로 올라온 뒤 라디오 스타, 배우 등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나중에 대통령이 된 후안 페론과 결혼했고, 남편 못지 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사회적 지위 상승의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남성들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시 사회에서 여성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물이 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나아가 “지도자는 왜 필요한가”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객석에 앉은 관객은 각자의 자리에서 에바를 바라보며 어떤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될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2 weeks ago
8







![[ET특징주]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 흥행에 상승세](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24/news-p.v1.20251124.3f89f49055a64f31beea4a57dacad7c0_P1.gif)
![[마켓인]트러스톤, 태광산업 EB 관련 가처분 취하…“발행 철회 환영”](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11/PS25112400661.800x.0.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