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살아야 할 이유 돼줘”…베네수엘라 지진서 母子 ‘기적의 생환’

2 weeks ago 16

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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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살아 있는 한 저도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시로 아이의 코를 만지며 아직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어요.”

29일(현지 시간) BBC 방송은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州)의 무너진 아파트 잔해 더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생후 18일 된 신생아와 산모를 인터뷰했다. 두 차례 강진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최소 1450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 모자의 구조 장면을 담은 영상은 전 세계에 공유되며 희망의 상징이 됐다. 엄마 다야나 파티뇨는 아들 후안 다비드가 “정신을 잃지 않을 동기를 줬다”고 말했다. 현재 파티뇨는 지진으로 양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아들 다비드는 얼굴 등에 가벼운 상처만 입은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파티뇨는 지진 발생 당시 아파트 8층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흔들림이라고 생각하며 아들을 안아 들었지만 곧 건물이 무너지며 잔해 속에 갇혔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치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며 “어떻게 아이를 놓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날아가다시피 했고, 가구에 세게 부딪혔다”고 묘사했다.

잔해에 갇힌 파티뇨는 곧바로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고 ‘괜히 힘을 낭비하지 말자. 사람들의 목소리나 발소리가 들릴 때만 소리치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는 “왼쪽 다리가 콘크리트에 깔려 꼼짝할 수 없었고, 관자놀이도 바위에 눌려 있었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파티뇨는 잔해 속에서 성경책을 발견했을 때 희망을 얻었고 “그때부터 생존의 여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오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여기 있어요”라고 힘껏 외쳤다. 그렇게 파티뇨 모자는 25일 늦은 오후 구조됐다.

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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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뇨의 남편 헤르손은 아내와 아들이 구조되는 순간을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구조 모습이 담긴 영상에는 아들을 품에 안은 헤르손이 눈을 감고 고개를 하늘로 젖히며 감격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가족은 집도, 재산도 잃었고 반려견도 실종 상태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헤르손은 “거의 모든 것을 잃었지만, 우리는 살아 있다. 잃어버린 모든 것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고 말했다.

2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한 주민이 지진으로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24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1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6.06.30 라과이라=AP 뉴시스

2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한 주민이 지진으로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24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1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6.06.30 라과이라=AP 뉴시스
한편 이번 지진으로 베네수엘라에서는 수만 명이 실종된 상태다. 수색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생존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점점 줄고 있다.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는 사망자 급증에 대비해 1만 개의 보디백(시신을 담을 가방) 준비에 나섰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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