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의 산업 생태계도 싹을 틔웠다.
부산대 교원창업 기업인 첨단 소재·패키징 기술 스타트업 씨아이티는 세계 최초로 ASE(Atomic Sputtering Epoxy) 공법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씨아이티는 이 기술로 올해 CES(미국 소비자기술 전시회)·MES(스페인 ICT 산업 박람회)·WIC(한국 ICT 전시회)에서 혁신상 ‘3관왕’을 달성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반도체 화학 증착 공정과 물리적 증착 공정의 장점을 모두 가지는 구리 증착 기술이다. AI 가속기나 반도체 패키징 등에 사용돼 데이터를 저손실로 신속하게 전송하는 소재 기술이다. 네이처와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즈 등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도 등재됐다.
ASE는 기판 표면에 구리 원자를 입혀 초평탄 소재를 구현한다. 씨아이티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AI 반도체 패키지용 유리 기판 ‘구리 플랫 패키지 코어’를 선보였다.
기존 방식으로 유리 기판에 구리를 증착할 경우 표면이 거칠어 고주파 신호가 흐를 때 신호가 왜곡되거나 고열로 사라지는 손실 문제가 생긴다. 반면 씨아이티의 ‘구리 플랫 패키지 코어’는 1㎛(마이크로미터) 이상의 구리층의 표면 요철을 3㎚(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이하로 구현했다.
현재 AI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널리 쓰이는 소재 중 표면이 가장 매끄러운 것으로 평가받는 동박(HVLP4)보다 200배 이상 낮은 수치다. 고대역폭 메모리(HMB) 등 고속·고주파 신호가 오가는 패키지 환경에서 안정적인 신호 품질과 낮은 전력 소모를 유지한다.
2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산화 없이 안정성을 유지하며, 건식 증착 공정으로 제조 과정을 단순화해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95% 줄였다.
정승 씨아이티 대표는 “현재 반도체 업계가 유리(글라스) 기판 도입을 검토 중인데, 표면이 매끄러워 기존 접착 방식으로 구리 증착이 어렵다”며 “ASE 기술은 글라스 위에서도 초정밀 구리 회로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칩 메이커가 추진하는 차세대 패키징 공정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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