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전·월세…민간임대·빌라·오피스텔 공급 늘려야"

2 days ago 6

수도권에서 주택 전·월세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기간 공급이 가능한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건설을 독려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도 주문했다. 단기적으로 매입·전세임대 확대와 중장기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 민간임대 활성화해야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아파트 전셋값이 1.7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0.34%)의 다섯 배에 달하는 상승률이다. 수도권 거주 수요는 여전한데 전·월세 공급이 줄어든 게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전·월세 물건이 4만8247건에서 2만9726건으로 38.4% 감소했다.

"씨 마른 전·월세…민간임대·빌라·오피스텔 공급 늘려야"

정부는 LH의 신축 매입임대 확대, 노후 공공임대주택 전면 재건축 등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 임대 수요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사업자를 규제하며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임대차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전체 주택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비중은 2024년 말 기준 8.8%에 불과하고 민간임대주택은 29.8%에 달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공공임대주택만으로는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과 무주택 임차인에게 안정적인 임차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며 “임대료 상승률이 5%로 제한돼 전·월세 가격 안정 효과가 뚜렷한 ‘등록 민간임대주택’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임대주택의 의무임대기간(10년)이 지나더라도 동일한 주택이 꾸준히 임대시장에 공급되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은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되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임대사업자 입장에선 바로 매각(분양)하는 게 유리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민간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임대주택을 통째로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할 때 세제 혜택을 준다면 기존 임대주택이 분양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 꾸준한 공급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승배 전 부동산개발협회장(피데스개발 대표)은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공사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역세권에 들어서 1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사다리 측면에서 건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비아파트 매입임대 늘려야

연립·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비아파트는 아파트에 비해 건축 기간이 짧아 1~2년 내 공급이 가능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청년 등 사회초년생의 임대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함 랩장은 “LH가 완공된 비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 등으로 비아파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임대사업자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실장은 “임대사업자를 과도하게 규제하면 비아파트를 지어도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줄어들어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보유세 강화 정책이 도입되면 다주택자가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다주택자를 지나치게 규제하면 결과적으로 힘들어지는 계층은 임대 수요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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