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중산층과 고소득층까지 저가 소매업체로 향하고 있다. 미국 대표 ‘1달러샵’인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은 1분기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 모두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중산층 및 고소득층 고객 유입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 크리던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신규고객 260만명 중 대부분이 고소득층(가계 소득 10만달러 이상)이었다고 알렸다.
달러트리의 경쟁사 달러제너럴도 마찬가지였다. 토드 바소스 달러제너럴 CEO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중산층 이상 가구에서 유입된 ‘전환’ 고객 비중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더 비싼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달러제너럴과 같은 저가 할인매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고소득층 고객 유입 덕분에 두 회사 모두 1분기에 시장 전망을 웃도는 동일 매장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객 1인당 평균 지출액도 상승했다. 달러 제너럴은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지난 3일 하루 만에 주가가 16% 급등했다. 크리던 달러트리 CEO는 “다양한 가격대가 제공하는 확장된 상품 구성을 고객들이 만족해하는 것 같다”며 “모든 소득 계층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 때문에 저가 소매점만 살아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3년여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0.3%)을 기록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치 못한 관세 정책은 기업 마진과 소비 심리에 영향을 줬다. 달러제너럴이 최근 실시한 고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5%가 작년보다 소득이 감소했다고 했고, 핵심고객의 60%는 내년에 필수품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타깃, 메이시스, 베스트바이 등 전통 소매업체는 최근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기존점포 매출도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타깃은 달러트리나 달러제너럴보다 고객들의 평균 소득이 높다. 반면 달러제너럴은 매출의 60%가 연 소득 3만달러에서 미만의 저소득층(지난가을 기준)에서 나온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