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축제철을 맞아 대학들이 유명 연예인 섭외 경쟁에 나서고 있다.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연예인 섭외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료 티켓제를 운영하는 대학에서는 연예인 공연을 보기 위한 외부인들을 중심으로 암표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축제 예산 절반이 연예인 섭외비
7일 조달청에 따르면 경북대는 올해 축제 사업비로 전년(2억2000만원)보다 59.1% 늘어난 3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학교 측은 행사 기획 업체에 ‘싸이·권은비 등 워터밤형 가수 포함’, ‘최정상급(S급) 2팀·정상급(A급) 2팀 이상 섭외’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통상 S급 연예인 출연료가 5000만원, A급 연예인 출연료가 300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경북대는 축제 예산의 약 46%를 연예인 섭외에 투입한 셈이다.
연예인 섭외에 축제 예산을 대거 투입하는 것은 경북대만의 일이 아니다. 부산대는 이달 26~28일 열리는 대동제 예산으로 3억7895만원을 책정했다. 축제 준비업체에 ‘S급 가수 4팀 이상’ 섭외를 요청했다. 최소 조건인 4팀만 섭외하더라도 전체 축제 예산의 52.8%(2억원)가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쓰이게 된다. 오는 11~14일 대동제를 여는 국립부경대는 2억529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총 6팀 이상의 연예인 섭외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3팀 이상은 A급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축제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섭외 예산이 줄어들면 전체 예산 규모도 감소하게 된다. 올해 축제 예산 총 1억900만원을 책정한 전북대는 연예인 섭외 조건으로 S급 없이 A·B급 가수만 요청했다. 충남대는 전년도(1억8250만원)보다 약 18.9% 줄어든 1억4800만원의 축제 예산을 책정하고 연예인 섭외 비용도 5000만원 이내로 제한했다.
학생들 "예산 다른 곳에 써야"…암표 성행하기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연예인 섭외에 사용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대 재학생 김동경 씨는 “축제 예산 재원에는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을 비롯해 각종 학생 부담금 등이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을 것”이라며 “연예인 섭외를 위해 축제 예산을 과도하게 투입하기보다 교육시설 개선이나 학생 복지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축제가 공동체 화합보다는 연예인 중심의 공연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부산대 1학년 재학생 이모씨는 “학내 구성원들이 주인공이 돼야 할 축제인데 연예인 섭외에 지나치게 집중해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며 “구성원 간 결속을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거나 학교의 성과를 알릴 수 있는 다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사가 유명 연예인 공연 위주로 운영되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외부인을 중심으로 암표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지난해 싸이, 아이브 등이 출연한 연세대 축제 입장권은 정가가 1만7000원이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약 3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YB, 엔믹스 등이 출연한 고려대 축제 티켓 역시 정가는 1만8500원이었지만 온라인에서 1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등 웃돈 거래가 이뤄졌다. 당시 행사를 준비한 학생단체들은 방문객들의 신분증과 학생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암표 거래와 외부인 출입을 제한했다.연예인 섭외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축제 예산 사용 내역과 우선순위를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국립대의 경우 조달청 입찰 공고 등을 통해 축제 예산 규모가 일부 공개되지만 사립대는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축제 예산 규모와 연예인 섭외비를 명확히 공개해 학생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원하는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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