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 한화 이글스가 단 이틀 만에 외부 자유계약(FA) 선수 영입을 마쳤다. 다소 오버페이란 지적도 있지만, 어찌됐든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다.
먼저 한화는 지난 7일 “심우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2억 원 옵션 8억 원)의 조건이다.
지난 2014년 2차 특별지명 전체 14번으로 KT위즈의 부름을 받은 뒤 올해까지 KT 유니폼을 입고 1072경기에서 타율 0.254(2862타수 726안타) 31홈런 275타점 156도루를 올린 심우준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자원이다. 일단 수비에서 내야진의 핵심인 유격수를 맡아줄 수 있다. 또한 빠른 발 및 뛰어난 작전수행능력으로 상대 투수에게 압박을 줄 수 있으며, 상무에서 뛰었던 2023년과 2024년 전반기를 제외한 모든 시즌에 100경기 이상 출전, 내구성도 증명했다.
아울러 한화는 이번 영입으로 노시환(3루수)-심우준(유격수)-안치홍(2루수)-채은성(1루수)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내야진을 보유하게 됐다.
한화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인 8일 오전 한화는 “엄상백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34억 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 원, 옵션 11억5000만 원 등 최대 78억 원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상백은 일찌감치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에 호명된 뒤 올해까지 통산 305경기(764.1이닝)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작성, 마법사 군단의 선발 한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특히 올 시즌에는 29경기(156.2이닝)에 나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엄상백을 품에 안은 효과는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미 류현진, 문동주라는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선발 자원들을 보유했다. 이 밖에 2024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 부상에서 회복 중인 베테랑 김민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엄상백을 영입한 한화는 외국인 투수 영입에만 성공할 경우 더 견고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심우준에 이어 엄상백까지 영입한 한화는 이틀만에 도합 128억 원을 쏟아부으며 외부 FA 영입을 완료했다. 올 겨울 FA 시장은 외부 FA 영입이 2명으로 제한돼 있다. 보장금액만 108억5000만 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였다.
그만큼 가을야구 및 한국시리즈 우승에 진심일 수 밖에 없는 한화다. 1999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한화는 2018시즌(최종 3위)을 끝으로 가을야구 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6년이었다.
긴 암흑기를 거친 한화는 2022시즌이 끝난 뒤부터 FA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6년 최대 90억 원으로 채은성을 영입했다. 9위로 2023시즌을 마친 후에는 4+2년 최대 72억 원에 안치홍과도 손을 잡았으며, 미국에서 활동하던 비FA 역대 최대어 류현진마저 8년 170억 원의 조건으로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맞이한 2024시즌. 한화는 분명 달라지고 한층 강해졌지만, 결국 8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내년부터는 현재 짓고 있는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에 새 둥지를 틀게 되는 상황. 한화는 새 구장을 맞이하는 첫 해 가을야구는 물론, 내심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고, 그것이 심우준, 엄상백 영입으로 이어지게 됐다.
두 선수 역시 새 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가 크다. 심우준은 “신축구장에서 열정적인 팬 분들과 가을아구, 그 이상까지 할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최대한 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고, 엄상백도 “최종적인 목표는 우승이다. 신축구장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심우준, 엄상백의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가 2025시즌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