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만지고 놀며 우리 아이 과학의 꿈 키워요

3 weeks ago 4

시립과학관 프로그램 ‘과학에 물들다’
온 가족 함께 하는 과학 실험 즐겨
스마트폰 현미경으로 나무 표본 관찰
전문가 강의에 부모들도 고개 끄덕
과학수사·생명과학 체험 전시까지

“마인크래프트처럼 나무를 자르고 크게 확대해 보니 게임처럼 재밌어요”

1일 오후 2시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과학관 3층에서 대곡초 6학년 이동륜 군이 말했다. 현미경과 비커, 스포이트, 인체 모형 등으로 가득 찬 공간에는 여섯 가족이 자리했다. 아이들은 장난감 블록처럼 생긴 나무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점이랑 줄이 엄청 커요”라고 외쳤다. 강사가 나눠준 루페(확대경)를 스마트폰 카메라에 부착해 나무를 촬영한 뒤, 아이들은 그 사진을 서로 자랑하기도 했다. 이 군은 “스마트폰 현미경으로 찍어서 관찰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직접 만지고 실험하는 재미

이날 과학관에서는 어린이 과학실험 프로그램 ‘과학에 물들다’가 진행됐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실험·실습을 하며 과학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29일까지 진행된다.

첫날 주제는 ‘우드 매니아’로 나무를 소재로 한 수업과 실험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젤리를 상품으로 내건 미니게임을 통해 나무의 밀도 차이를 배웠다. 똑같은 부피의 나무 표본 20개 중에서 가장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을 눈으로만 보고 맞히는 게임이다. 한 아이는 옆 사람과 표본을 번갈아 들어보며 전자저울로 무게를 재기도 했다. 밀도에 따라 물에 뜨거나 가라앉는 차이도 관찰했다.

이어 마이크로톰이라는 장비로 나무 표본을 얇게 잘라 염색 용액을 묻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상명초 4학년 한지우 양은 “학교 과학 수업은 이론만 배워 ‘노잼’(재미없다)인데 여기 과학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실험이 가득해 재밌다”라며 “다음 주 혈액 관련 수업이 기대된다”라고 했다.

수업을 지켜보던 부모들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강의를 들었다. 일일 강사로 나선 서울대 목재공학 전공 박사들이 “형성층 안으로만 살아있는 부분”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라 나이테가 없다”라고 설명하자 부모님들도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륜 군의 어머니 안모 씨(50‧서울 강남구)는 “아들이 작년 수업에서 현미경으로 물벼룩 심장이 뛰는 걸 보더니 너무 신기하다며 올해도 실험 프로그램에 오고 싶어 했다”며 “과학실험 학원 보내려면 비용이 크게 드는데, 과학관 프로그램은 저렴한데도 퀄리티가 높아 만족스럽다”라고 했다.●모의사건 해결하는 과학수사대 체험

서울시립과학관 3층 X전시실에서는 27일부터 29일까지 팝업 전시 ‘과학수사, 증거로 말하다’를 개최한다. 관람객들은 지문, 족적, 혈흔 등 실제 수사 단서를 기반으로 모의 사건 현장을 구성하고, 루미놀 반응 실험과 지문 채취 체험 등을 통해 과학수사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체험 뿐 아니라 과학수사 기법의 원리와 사회적 역할,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과제까지 함께 고찰해 볼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되었다.

오는 7월 6일부터 8월 11일까지는 암젠코리아와 함께하는 생명과학 프로그램 ‘그로우 업, 바이오 업(Grow up, Bio up)’도 운영된다. ‘내 몸 어디까지 알고 있니?’를 주제로 인체와 세포, 유전자(DNA) 등을 탐구하는 12개 체험형 과학실험으로 구성되며, 8월 4일에는 생명·제약 분야 진로 특강도 무료로 열린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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