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실적 부진을 겪는 사이 '스케쳐스'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 1월 말 이후 지난 9일까지 신발 제조업체들의 주가를 살펴본 결과,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26.0%, 13.9% 하락했지만 스케쳐스는 85.4%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2년 설립된 스케쳐스는 2010년대 초 워킹화의 성공 등으로 성장세를 탔고, 매출은 2023년 기준 80억 달러(한화 약 11조7000억원)를 기록, 10년 전 18억 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보다 급성장했다.
매출 기준 업계 3위에 오른 스케쳐스는 2026년까지 매출 100억 달러(한화 약 14조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WSJ은 "나이키가 슈퍼스타, 운동선수 등에 집중했지만 스케쳐스는 편안함을 중시하는 은퇴층이나 자녀에게 비교적 저렴한 신발을 사주려는 부모들의 수요 등을 겨냥하면서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나이키가 100달러(한화 약 14만원) 미만 제품에 대한 비중을 줄인 틈을 파고들었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나이키는 지난해 9월 실적 부진으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뒤 새로운 사업 전략을 모색 중이다. 엘리엇 힐 나이키 신임 CEO는 지난달 실적발표 당시 그동안의 과도한 할인 정책을 비판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신은 브랜드 및 실제 구매한 스니커즈 운동화는 여전히 나이키가 1위였다.
가장 많이 신은 브랜드는 나이키(63%), 아디다스(40%), 스케쳐스(25%) 순이었고 실제 구매한 브랜드는 나이키(57%), 아디다스(40%), 뉴발란스(25%), 스케쳐스(24%) 순이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