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거물 VC “블록체인은 금융의 클라우드…월가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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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거물 VC “블록체인은 금융의 클라우드…월가 판도 바꾼다”

입력 : 2026.05.22 08:56

월가, 블록체인 ‘결합성’ 활용 본격화
피상적 디지털 그친 전통 금융으론 한계
블록체인으로 금융 인프라 신뢰 확보

실리콘밸리 대형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산하 ‘a16z 크립토’가 발행한 서브스택 게시글 이미지. [출처=a16z 크립토]

실리콘밸리 대형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산하 ‘a16z 크립토’가 발행한 서브스택 게시글 이미지. [출처=a16z 크립토]

오랜 시간 동안 지연됐던 전통 금융권의 ‘클라우드 진화’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마침내 도래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실리콘밸리 대형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산하 크립토 부문은 21일(현지시간) 서브스택 게시글을 통해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전통 금융권이 암호화폐에 내재된 이념 때문이 아니라, 낙후된 백엔드 인프라를 혁신하기 위한 철저한 실리적 목적으로 블록체인을 채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금융 소비자의 시각에서 보면 전통 금융도 이미 디지털을 완전히 도입한 것처럼 보인다. 현대 사회에선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은행 계좌부터 증권 계좌까지 모든 개인 금융은 스마트폰 안에 디지털화돼 있다.

실물 신용카드조차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대다수의 자산이 이미 디지털 형태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월가와 미국 정치권은 유독 가상자산에만 ‘디지털 자산’이라는 용어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a16z 크립토는 미디어, 유통, 물류 등 경제 전반이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정작 금융 산업의 이면은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가져온 디지털 전환의 물결에서 비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표면적으로는 디지털처럼 보이지만 실제 금융기관들의 시스템은 여전히 파편화되어 있으며 과도한 서류 작업과 끊임없는 대조와 정산 작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a16z가 꼽은 가장 큰 문제는 ‘조정’ 기능의 한계다. 금융기관들은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결제가 언제 이루어지는지, 어떤 규칙이 적용되는지 등 공유된 상태에 합의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데이터 공유 데이터베이스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 누가 데이터베이스를 통제할 것인지, 참가자들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가 초기 가상자산 커뮤니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가상자산 시장이 ‘탈중앙화’나 ‘금융 주권’ 같은 이념을 중심으로 조직되었다면 현재 대형 금융기관들을 이 기술로 끌어들이는 동력은 당면한 상호 조율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용주의적 접근법이다.

월가의 트레이딩 기업들은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위에 사업을 구축할 때 겪는 플랫폼 리스크만큼이나 불확실한 거래 상대방이 주는 위험성에 민감하다.

이들에게 블록체인은 단일 소유자에게 통제권을 넘기지 않으면서도 여러 당사자가 조율할 수 있는 중립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은 소유권 자체가 내장돼 있어 별도로 대조해야 할 외부 장부나 기록이 필요 없으며 자산 그 자체가 곧 기록이 된다.

월가가 블록체인에 열광하는 것은 탈중앙화라는 이념에 꽂혀서가 아니라 기존 백엔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들 간의 구심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업무 혁신을 이루었듯 금융 서비스의 진정한 디지털 전환이 ‘디지털 자산’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가장 핵심적인 결과는 ‘결합성(Composability)’의 확보다. 금융 자산이 공유되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인프라 위에 놓이게 되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구축할 필요 없이 자산을 결합하고 확장하며 통합할 수 있게 된다.

빠른 결제와 비용 절감은 표면적인 이점에 불과하며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 자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는 구조적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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