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초등학교 운동장서 뛰노는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17 hours ago 7

일부 학교서 안전사고-민원 이유로 수업시간 외 운동장 사용 금지 늘어
대구 침산초, 체육 활동 적극 지지… 운동장 개방하고 안전 표지판 설치
친구와 운동하며 체력-협동심 길러

올해 6월 대구 북구 침산초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어린이과학동아

올해 6월 대구 북구 침산초교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어린이과학동아
최근 운동장에서 구기종목 운동을 금지하는 학교가 많아졌습니다. 학교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데 밖에서 뛰어놀게 했다’, ‘고학년 학생들이 운동장을 사용해서 저학년은 운동장을 사용 못 한다’ 등 운동에 관한 다양한 민원이 접수됩니다. 처음엔 구획을 나눠 운동장을 사용하거나 요일별로 운동장을 사용하는 등 대책을 세우다 이제는 운동장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학교가 늘어난 겁니다.

● 운동장서 구기종목 금지한 초등학교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초등학교 스포츠 활동 금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6189개 초등학교 중 312곳(5.04%)에서 수업 시간 이외에는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 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운동장 사용을 금지한 가장 큰 이유는 안전사고 때문입니다. 경기 중 학생들이 공에 맞을 수 있고 접전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학생이 다치면 교사가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반을 관리해야 하는 선생님들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저학년 어린이의 운동장 내 활동을 금지하거나 모든 학년이 자유롭게 공으로 하는 운동을 막는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소음 문제도 있습니다. 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될 만큼 학교와 가까운 아파트들에서는 운동장 소리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곤 합니다. 스포츠 활동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린 서울 시내 101개 초등학교 중 74곳이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18세 아동과 청소년에게 매일 1시간 이상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10대 내내 학교에서 체육 활동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1∼4학년은 주당 2시간, 5∼6학년은 주당 3시간 체육 수업을 받지만 WHO 권장 기준에 비하면 부족합니다. 전선혜 중앙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초등학교 체육 수업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동장 사용까지 제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신체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과는 반대되는 방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운동하며 체력 향상하고 협동심 키워

운동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아닙니다. 어린이들은 운동장에서 몸을 움직이면서 신체 능력과 두뇌를 성장시키고, 단체 운동에서 협력과 경쟁을 하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운동 자체는 몸과 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운동을 하면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망이 촘촘하게 연결됩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단백질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BDNF는 뇌세포가 서로 더 잘 연결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운동을 하면 BDNF가 더 많이 만들어져 뇌의 신경망이 더 잘 연결되고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단체 운동을 통해서는 정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팀으로 운동하면 몸에서 뇌 신경세포들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킵니다. 도파민은 행복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뇌는 도파민을 만드는 자극을 보상으로 여기고 다시 반복할 동기를 얻게 합니다. 팀 스포츠를 하는 과정에서 규칙을 준수하고 협력하는 행동을 뇌에서는 보상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영국 코번트리대 스포츠운동과 마이클 덩컨 교수 팀의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활동을 계속하는 어린이들은 경쟁과 응원을 통해 운동에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동료와 소통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집단에 잘 적응하게 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운동이 주는 이점에 대한 연구가 많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스포츠 활동에 대한 열린 인식을 가진다면 어린이들이 운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 체육 활동 강조하는 대구 침산초

운동장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대구 침산초등학교는 오전 7시 50분부터 8시 50분까지 운동장 트랙에서 조깅, 줄넘기, 육상 등을 연습하고 인조 잔디 구역에선 남녀 축구클럽 활동을 합니다. 방과 후 오후 1시 40분부터 4시까지는 엘리트 축구부와 남녀 풋살부를 운영합니다.

침산초 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어른들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입니다. 학교는 등교 시간과 점심시간에 안전에 관한 교내 안내 방송을 지속적으로 하고 안전 표지판을 설치합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이 지나가며 공에 맞지 않도록 직접 지도합니다.

침산초 바로 옆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서 있지만 민원이 들어온 적은 없습니다. 초등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학부모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배려해준 결과입니다. 전호재 침산초 교사는 “체육 활동은 어린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며 협동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라며 독려했습니다. 전 교수는 “안전 문제는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어린이들이 자신의 신체를 안전하게 움직이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운동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손인하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cown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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