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명상’(이은경 지음, 위고)은 늘 팽팽하게 당겨진 줄처럼 치열하게 일상을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숨을 고를 수 있는 조용한 일탈(일상탈출)을 권한다.
PR 일을 하는 저자 이은경은 마음 편히 숨 한번 내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의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음식과 술에 의존했다.
명상은 폭식과 폭음이 일상이 된 저자에게 ‘1회 무료 체험권’이라는 다소 수상한 얼굴로 다가왔다.
안간힘을 쓰며 살아오던 그에게 회사 옆 요가원에서 따끈하게 누워 듣는 점심 명상 수업은 처음에는 그저 “최적의 낮잠”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자장가 같았던 명상 선생님의 말이 점점 귀에 들어온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진 어느 날 “낮잠이라는 얼굴로 찾아온 명상”은 저자의 삶에 ‘고요함’이라는 작은 씨앗을 심는다.
늘 바깥을 향해 커다란 레이더를 세우고 살아온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침내 마음속 괴로움의 불씨를 가라앉히게 된 과정이 ‘아무튼, 명상’에서 펼쳐진다.
명상을 만나기 전 저자는 밖에서 해답을 찾느라 마음을 외면했다. 명상을 만난 후에는 외면했던 마음을 더 이상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못난 자신을 미워하고, 누군가를 질투하고, 과거에 매달리거나 미래로 달아나는 마음을 그저 ‘지금, 여기’에 머물게 했다.
명상은 한꺼번에 뭉쳐 있던 감정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인정하는 시간이었다.
명상의 큰 틀은 하나지만 그 갈래는 끝이 없다. 명상 기법만 해도 무려 309개에 달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아득해지는 명상의 바다에서 헤매는 저자에게 길이 되어준 건 불교 명상이었다.
해발 720미터 선원에서 만난 눈이 맑은 스님, 불교대학원에서 만난 교스님(교수님+스님)은 고통을 끊어내는 불교의 가르침을 전해줬다.
마음이 일으키는 분노와 후회, 탐욕과 증오를 없애려 애쓰는 대신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알아차리는 게 불교 명상의 핵심이었다.
현대 심리학과 과학이 해석한 명상이 만성적인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을 알려준다면, 종교 전통에서 비롯된 명상은 그보다 더 깊은 질문으로 나아간다.
괴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그것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답은 단순했다. 정말로,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었다.
명상은 바빠서,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라는 핑계에서도 벗어나게 해준다. 명상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석에 앉지 않아도 괜찮다. 출근길 버스에서도, 자기 전 침대 위에서도 이리저리 방황하는 마음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할 수 있다. 명상에는 ‘잘한다’라는 구분도 없다. 오직 ‘한다’와 ‘안 한다’만 있을 뿐이다.
명상을 만난 지도 어느덧 10년, 저자가 만난 명상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공통점이 있다.
능숙하든 서툴든 삶을 조금이라도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보려는 희미한 희망이 깃들어 있는 얼굴들.
지금 분명 지쳐 있을 당신도 언젠가 그런 얼굴을 갖게 되길 바라며, 저자는 가장 쉬운 명상법부터 시작해 명상이 조금 덜 어렵게 느껴지는 방법을 차분히 건넨다.
짧은 틈만 내어도 괜찮다고, 그 정도로도 하루는 분명 달라진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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