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다극화·새로운 국제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성명을 냈다. 자국 우선주의 전략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낭한 듯 양국 수장은 국제적 공정과 정의 수호에 한 목소리를 냈다.
2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의 장기적 발전과 국제 현안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중·러 전면적 전략협력 강화 및 선린우호협력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을 서명·발표하고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구축을 위한 공동성명'도 함께 냈다. 또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을 계속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규모 회담과 확대 회담을 잇달아 열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자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25주년"이라며 "양국이 이 조약을 체결해 장기적 선린우호와 전면적 전략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법률 형식으로 확립했고, 중·러 관계는 이를 계기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러 관계가 현재 수준에 이른 배경으로 정치적 상호 신뢰와 전략적 협력의 지속적 심화, 각 분야 협력 확대, 국제적 공정과 정의 수호를 들었다.
그는 "현재 국제 정세 아래에서 세계 주요 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장기 관점에서 더 높은 수준의 전면적 전략협력을 통해 각자의 국가 발전과 진흥을 돕고,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평등한 대우와 상호 존중, 신의성실, 협력과 상생을 바탕으로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상호 신뢰는 계속 깊어지고 있으며, 경제·무역, 투자, 에너지, 과학기술, 인문, 지방 협력도 지속적으로 진전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중·러 관계는 더 큰 역할을 하고 더 빠르게 발전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장기적이고 건강하며 안정적이고 질 높은 중·러 관계 발전을 확고히 추진하는 것은 양국의 근본 이익과 세계 발전의 대세를 내다본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각 부처가 자신과 푸틴 대통령이 도달한 중요 공감대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고, 역사적 기회를 충분히 살려 상호 신뢰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고 협력의 질을 높이며 우호의 길을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양국의 발전과 진흥 목표에 초점을 맞춰 중·러 협력 메커니즘의 포괄성과 완결성을 발휘하고, 경제·무역과 투자, 에너지 자원, 교통운수, 과학기술 혁신 등 실무 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첨단 분야 협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하고, '신질 생산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인문 교류 확대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세대 간 우호를 계승하기 위해 교육과 문화, 영화, 관광, 스포츠 등 분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우호의 사회적·민의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자 플랫폼에서 조율과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고, 전후 국제질서와 국제법의 권위를 확고히 수호하며, 글로벌 사우스를 단결시켜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양측의 공동 노력 아래 러·중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위급 교류가 긴밀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가 굳건하며, 양국 무역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에너지 수급 협력이 상호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통과 물류, 과학기술 등 분야의 협력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인문 교류와 관련해 '러·중 문화의 해'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러·중 교육의 해'가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러·중 관계는 시련을 견뎌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졌으며, 전면적 전략협력의 모범이 됐다"고 말했다.
또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이 양국 관계에 견고한 법적 기반을 제공해 왔고, 현재의 국제 정세에서 더욱 중요한 현실적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조약 정신을 지키고 전략적 조율과 실무 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러·중 협력은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 중요한 안정 요인"이라며 중국과 다자 협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 협력 지속 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 천연가스, 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이런 모든 연료를 안정적으로, 중단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 후 양국 정상은 경제·무역, 교육, 과학기술 등 분야의 20개 협력 문건 서명을 지켜봤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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