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나는 트럼프 “펜타닐 관세 낮출것”… 무역합의 타결 시사

6 hours ago 2

[경주 APEC] 오늘 美-中 정상회담
美, 추가관세 면제 넘어 인하 가능성
中도 미국산 대두 구매… 유화 제스처
대만 문제-희토류 통제 불씨 여전… 일부 “진전 아닌 현상유지 머물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국가 주석.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국가 주석. AP=뉴시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성마약 ‘펜타닐’ 단속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 중인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미국 정부의 무역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현재 20%인 펜타닐 관세가 최대 10%포인트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도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국영기업 ‘중량(中粮)’이 미국산 대두(大豆) 18만 t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

30일 열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미중이 동시에 상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낮추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국 모두 무역전쟁으로 인한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데다, 협상 결렬 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을 피하자고 어느 정도 합의를 하더라도 실질적인 미중 관계는 ‘진전’이 아닌 ‘현상 유지’ 수준에 머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 모두 무역과 안보 관련 주요 현안에서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 트럼프 “中, 펜타닐 관련 우리에게 협력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펜타닐 관세를 인하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중국)은 펜타닐 상황과 관련해 우리에게 협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것(관세)을 낮춰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시 주석과) 매우 중요한 회담이 있다”며 “펜타닐은 우리가 논의할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현재 부과 중인 대(對)중국 관세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이 현재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기본 관세 10%, 펜타닐 관세 20%,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관세 25% 등 총 55%다. WSJ 보도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면 관세율은 45%로 낮아진다. 50%의 관세가 부과 중인 인도, 브라질보다 약간 낮아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에선 “시 주석이 내일 (한국을) 방문하는데, 만나서 미중 무역 합의를 타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대만 문제, 희토류와 첨단 기술 통제 등 언제든 미중 관계 흔들 수 있어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긴장이 고조된 미중 관계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렵단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도 “앞서 양국은 서로 무역 긴장을 끌어올리다 휴전에 나선 전례가 있지만, 이런 휴전이 오래가지 못했다”며 “이번 새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특히 ‘대만 문제’는 언제든 양국 관계를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해 당신을 얼마나 압박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대만에 대해선 우리가 얘기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 확실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지원을 줄이도록 설득하는 게 시 주석의 다른 주요 의제”라고 전했다. ‘대만 독립 반대’를 지지하도록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통제 역시 획기적으로 완화되지 않는 한 언제든지 미중 관계를 경직되게 만들 수 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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