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35년만에 최저치
업계 "IMF때보다 힘들다"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 소성로 1기의 가동을 이달 추가로 중단할 예정입니다. 성수기인데도 공장 가동률이 70%에 불과하니 달리 방도가 없네요."
8일 최병준 아세아시멘트 제천 공장장은 매일경제와 통화하며 "제천공장 소성로 1기를 추가로 중단해 가동하는 소성로는 2기가 된다"고 밝혔다. 소성로 총 4기를 보유한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1기를 이미 가동하지 않는데 이달 추가로 1기를 중단할 계획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가동이 중단되는 소성로가 늘고 있다.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소성로 35기가 있는데 이미 8기가 운영을 중단했다. 가동 중단 소성로는 이달 2기가 늘어 총 10기에 달할 예정이다. 내수 부진에 시멘트 업계에서는 올해 35년 만에 연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t을 밑돈다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통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한 445만t에 그쳤다. 최근 5년간 내수 판매 중 가장 낮다.
한국은 1991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420만t으로 처음 4000만t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까지 꾸준히 그 이상을 유지해왔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멘트 내수 실적은 IMF 외환위기 때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일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건설경기에 종속된 구조상 효과는 크지 않은 실정이다. 시멘트 기업 A사는 최근 해외 영업 부문을 강화하고 부서 직원들에게 외국어 학습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남미 지역 수출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A사 관계자는 "지구 반대편으로 시멘트를 수출한다는 건 남는 게 없는 장사지만 공장은 돌려야 하고 쌓이는 재고를 그냥 방치할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