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기존 ‘드라큘라’와 다른 새로운 공연입니다.” 뮤지컬 ‘블러디 러브’의 노우성 연출은 12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을 소개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공연제작사 PR컴퍼니가 제작한 ‘블러디 러브’는 고전 스테디셀러 소설에 뿌리를 둔 체코 뮤지컬 ‘드라큘라’를 색다르게 재해석해 만든 작품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흡혈귀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왼쪽부터 드라큘라 역의 테이, 김법래, 최진혁(사진=PR컴퍼니) |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장면 시연(사진=PR컴퍼니) |
앞서 노우성 연출은 2019년과 2022년 같은 원작에 뿌리에 둔 타 프로덕션의 뮤지컬 ‘드라큘라’ 연출을 맡은 바 있다. 이날 그는 이전 공연과의 차이점을 묻자 “대본을 50%가량 바꿨고 음악 작·편곡도 다시 했다”고 답했다. 이어 “원작과 비교하자면 대사 한 줄조차 같은 부분이 없다.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라고 덧붙였다.
노우성 연출은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선 남자의 선택과 그에 따른 구원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가 기존 공연과 동일하게 작품에 흐르도록 하면서 드라큘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충했다. 작품명을 ‘드라큘라’가 아닌 ‘블러디 러브’로 내세운 이유”라는 설명도 보탰다.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장면 시연(사진=PR컴퍼니) |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장면 시연(사진=PR컴퍼니) |
1막과 2막이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진다는 점이 특징인 공연이다. 1막은 1469년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를, 2막은 500년이 흐른 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다.
노우성 연출은 “장면 전환도 많고 염력까지 사용하는 비현실적 캐릭터인 드라큘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판타지물인 만큼 무대 3면에 설치한 LED 스크린 영상을 통해 설득력과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비운의 전사 드라큘라 역에는 김법래, 테이, 최진혁을 캐스팅했다.
김법래는 “뮤지컬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드라큘라 역을 꿈꿨기에 감격스럽다”며 “드라큘라의 사랑 이야기가 잘 드러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계에 데뷔하는 최진혁은 “공연 무대의 생생한 에너지와 관객 반응을 느끼며 도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큘라의 충직한 집사 디미트루 역은 남우현(인피니트), 후이(펜타곤), 상연(더보이즈), 유태양(SF9), 원혁(엘라스트) 등 5명이 번갈아 맡는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로 라인업을 꾸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연은 “남자다우면서 강렬한 캐릭터라 디미트루 역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유태양은 “로레인을 향한 디미트루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세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이는 “디미트루가 왜 드라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지, 그리고 왜 그토록 루네인을 사랑하는지에 관해 고민하며 연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고민하며 답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장면 시연(사진=PR컴퍼니) |
뮤지컬 ‘블러디 러브’ 프레스콜 장면 시연(사진=PR컴퍼니) |
드라큘라와 대립하는 반헬싱 역은 김형묵과 김준현이 연기한다. 드라큘라의 아내이자 그를 지켜주는 여인 아드리아나 역으로는 김아선과 정명은이 무대에 오른다. 드라큘라를 사랑한 나머지 흡혈귀가 되기를 선택하는 로레인 역은 여은과 이윤하가 맡는다.
아드리아나 역의 김아선은 “1막에서 아픔과 괴로움이 해소되지 않은 채 2막으로 넘어가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상황을 연기해야 하는 점이 어렵지만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헬싱 역의 김준현은 “악역이라는 설정을 의식하지 않고 드라마의 정당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블러디 러브’는 지난 7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내년 2월 16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김법래는 프레스콜 말미에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따른 혼란스러운 정국을 언급하며 “저 또한 같이 분노하고 있지만 배우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해 위안과 힘이 되는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