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만원에…" 절박한 취준생들 앞다퉈 지갑 열었다

1 week ago 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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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 A씨는 최근 자기소개서 온라인 첨삭 서비스를 결제했다. 자신이 직접 작성한 초안을 자소서 ‘고수’에게 첨삭을 요청한 것이다.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4만원짜리를 선택했다. 자소서 개수, 지원 기업 수에 따라 2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대의 서비스도 있었지만, 지갑 사정을 무시할 수 없었다. 다행히 서류 전형에 합격했고, 면접을 앞두고는 ‘실전 모의 면접’을 도와줄 전문가를 찾았다. 가격은 시간당 4만5000~5만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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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 과정에서 유료 취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결제를 고민해본 적이 있는 20대 취준생이 10명 중 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자기소개서·면접·기업별 전형에 맞춘 피드백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취업 준비가 무료 정보 탐색을 넘어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사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상위권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에 의뢰해 20대 취준생 1059명을 대상으로 유료 취업 서비스 이용 실태를 조사했다. 최근 1년간 유료 서비스를 실제 이용했다고 답한 취준생은 42%(446명)였다. 이들 중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는 응답이 22%(236명)로 가장 많았다. 한두 번 이용했다는 응답은 13%(136명), 필요할 때마다 이용한다는 응답은 7%(74명)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18%(189명)는 이용을 고민했지만, 비용 결제까지 진행하지는 않았다. ‘실제 이용자’와 ‘결제 고민층’을 합치면 60%(635명)에 이른다. 이용했거나 고민한 적 없다는 응답은 424명(40%)이었다.

"시간당 5만원에…" 절박한 취준생들 앞다퉈 지갑 열었다

◇ “뒤처질까 봐” 지갑 여는 취준생들

취준생들이 돈을 쓰거나 결제를 고민한 서비스는 자기소개서·이력서 첨삭이 가장 많았다. 이용·고민 경험자 635명 가운데 ‘자기소개서·이력서 첨삭’을 선택한 응답자는 59%(373명)로 절반을 넘었다. ‘면접 컨설팅·모의 면접’은 22%(142명)로 뒤를 이었다. ‘합격 자기소개서·합격자료·필기자료’와 ‘현직자 멘토링·커피챗’은 각각 13%(84명·82명)로 조사됐다. 이어 ‘기업 리뷰·연봉·면접 후기 열람권’ 11%(70명), ‘포트폴리오 첨삭·직무과제 피드백’ 7%(42명) 순이었다. ‘직무부트캠프·온라인 취업 강의’는 5%(29명), ‘기타’는 1%(5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취준생이 취업을 위해 고가의 강의나 장기 교육 과정보다 채용 전형 단계별로 당장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자기소개서 첨삭과 면접 컨설팅 비중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다. 공개된 합격 사례나 기업 정보만으로는 본인의 자기소개서와 면접 답변이 해당 기업·직무에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료 서비스를 이용했거나 고민한 이유를 보더라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응답자의 41%(262명)는 “무료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서” 유료 서비스를 이용·고민했다고 답했다. “혼자 준비하면 방향을 잡기 어려워서”가 26%(165명)로 뒤를 이었다. “맞춤형 피드백이 필요해서”는 12%(76명), “기업·직무별 실제 정보를 얻기 어려워서”는 11%(68명)로 조사됐다. 7%(42명)는 “주변 취업준비생들도 이용하는 것 같아 뒤처질까 봐”라고 털어놨다. 이어 3%(21명)는 “서류·면접 탈락이 반복돼서”라고 답했다. 무료 정보 부족, 취준 방향 설정, 맞춤형 피드백 필요 등의 응답을 합산하면 79%에 달한다.

◇ “취업 위해 돈 쓰지만 가성비 고려”

취준생 절반 이상은 유료 취업 서비스가 취업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1059명) 중 32%(334명)는 유료 서비스가 취업 결과에 영향을 주는지 묻는 항목에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도 24%(258명)로 적지 않았다. 이들 응답을 합산하면 56%(592명)에 이른다. “보통이다”는 30%(319명)를 차지했다.

결제 방식에선 ‘건별 결제’를 선호했다.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필요한 서비스만 건별 결제”를 꼽은 응답자가 46%(487명)로 가장 많았다. “일정 기간 이용권 결제”는 20%(207명)로 집계됐다.

반면 “월 정기구독·멤버십 결제”는 9%(99명)뿐이었다. “강의·컨설팅·첨삭 등이 묶인 패키지 결제”와 “광고 시청·후기 작성 등 대가를 제공하고 무료 이용”은 각각 6%(68명·59명)로 조사됐다. 13%(139명)는 “어떤 방식이든 유료 이용은 부담”이라고 답했다. 취업 서비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매달 고정비용을 내게 하는 구독 모델 상품이 많지만 정작 취준생이 원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송유진 진학사 캐치 매니저는 “최근 취준생들 사이에선 무조건 많은 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 자기소개서 첨삭이나 면접 컨설팅, 기업 후기 열람 등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선별해 활용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유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비용 부담을 고려해 필요한 항목에만 지출하는 신중한 소비 행태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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