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아바스칼 할머니'의 죽음을 보며 [데스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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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10-14 오후 2:32:58 수정 2026-10-14 오후 2:49:32 가 가 [이데일리 정병묵 건설부동산부장] “No vamos a dejar de luchar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저녁 스페인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한 할머니의 얼굴과 ‘투쟁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향년 87세로 사망한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 폭등한 월세를 내지 못하던 아바스칼은 9월 23일 자택에서 들것에 실린 채 강제 퇴거당했다. 2주 만에 그가 사망하자 주거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마드리드를 넘어 전국으로 퍼졌다. 때마침 지난 2일 의회에서 세입자 보호 법안이 부결되면서 여론이 들끓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11월 29일 조기총선을 결정했다. 사진=로이터임대료 폭등으로 쫓겨난 한 할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이 스페인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살인적인 임대료에 전 국민이 공감하고 분노한 것이다. 아바스칼이 70년간 살아온 집은 2018년 부동산 투자사 우르바헤스티온이 매입했다. 500유로(약 75만원)였던 월세는 이후 2650유로(397만원)로 올랐고, 1650유로(247만원)로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월 연금 1450유로(217만원)로 생활하던 노인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주요 도시의 임대료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스페인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스페인 비영리재단 말디타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전체 임대료는 80%, 주택 임대료는 63% 올랐다. 공급 부족이 근본 원인이었다. 스페인에는 현재 75만가구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 부족분은 오는 2028년 100만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언젠가 우리에게도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시감을 준다. 2026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서울을 기준으로 ‘상향 평준화’가 진행 중이다. 세 부담에 강남 집값이 눌려 있지만 이를 틈타 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지역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선 빠른 ‘월세화’가 이어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19년 40.4%에서 2023년 55.0%, 2025년 62.2%, 올해 8월 기준 68.5%까지 치솟았다.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 형태’인 전세가 빠르게 사라져 가면서 주거 사다리가 소멸 중이다. 무주택자는 월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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