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이달 7~13일 매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디카페인 커피 5종을 구매하면 한 잔 더 주는 1+1 이벤트를 진행했다. 반응은 좋았다. 22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벤트 기간 오후 2시 이후 디카페인 음료 5종 매출은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수치에 토대한 전략적 프로모션이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전년(2023년) 대비 55% 급증했다. 매장 주문 아메리카노 10잔 중 한 잔꼴로 디카페인을 찾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여기서 더 늘어나 작년 1분기보다도 약 31% 뛰었다.
배턴은 버거킹이 이어받아 지난 14~18일 대표 메뉴인 와퍼 세트를 오후 2시 이후 종류별로 3000원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역시 점심 식사 이후 판매량이 줄어드는 시간대에 할인 프로모션으로 유인책을 쓴 것이다.
프랜차이즈 식음료(F&B) 업체들이 ‘오후 2시’를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점심 시간 이후 비교적 고객 방문이 떨어지는 시간대의 회전율을 끌어올리는 타임 세일 마케팅 전략인 셈. 요식업 매장들이 한산한 오후 시간대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과 방향은 반대지만 수익성 제고 취지는 유사한 맥락이다.
스타벅스는 시간대별 판매량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오전과 점심 시간대에 커피를 주문하고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줄어드는 오후 2시 이후 시간대를 주목했다. 오후엔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경향까지 감안한 ‘타깃 마케팅’의 일환이다.
실제로 디카페인 1+1 행사 기간 해당 디카페인 음료 5종 매출은 전주 대비 80% 늘었다. 오후 2시 이후로 좁히면 효과가 보다 뚜렷해져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단골 고객들에 대한 혜택 제공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한 뒤 같은해 12월 정식 프로그램으로 론칭한 최초의 구독 프로그램 ‘버디 패스(Buddy Pass)’ 혜택도 타깃 마케팅 성격이 짙다. 매일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 30% 할인, 푸드 30% 할인 등을 제공한다.
관련 학계 연구들을 보면 이처럼 시간에 따라 가격을 할인하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흔히 활용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재고 처리나 매출 증대를 위해 타임 세일을 하지만, 자칫 과도한 가격 할인은 상품 이미지를 떨어뜨릴 우려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점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스타벅스·버거킹 사레처럼) 상시 할인보다는 한정된 기간에 타임 세일을 진행해 희소성을 부각하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