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0.30 사진공동취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일 한국을 다시 찾는다. 지난해 10월 한국 재계 총수들과의 ‘깐부 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후 8개월 만이다. 황 CEO가 이번에는 서울 성수동 삼겹살 회동에 이어 예능 출연, 대학 방문으로 이어지는 파격 행보를 예고하면서 국내 인터넷에서는 그의 방한 일정을 추적하는 사이트가 개설되는 등 ‘젠슨 황’ 열풍이 시작됐다.
●총수 만남부터 예능까지…보폭 넓힌 젠슨 황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치고 4일 한국에 입국한다. 5일부터 한국 내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그의 첫 행선지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집으로, 이곳에서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할 예정이다. 황 CEO는 1일 “한국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장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SK하이닉스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2026.6.2 뉴스1
황 CEO는 이번 방한에서 다양한 행보에 나선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은 2일 황 CEO의 출연을 공식 확인했다. 서울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경기에 시구를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황 CEO는 7일 김택진 엔씨 대표와 만나 게임,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8일 업스테이지·노타 등 국내 AI·로보틱스 스타트업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같은 날 서울대 AI연구원 방문도 조율 중이다.
이미 ‘젠슨 황이 스치기만 해도 상한가’라는 말이 증시에서 통용될 정도로 황 CEO의 행보와 말 한마디는 국내외 증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그가 대만 컴퓨텍스 행사에서 반도체 설계기업 마벨 테크놀로지를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으로 지목하자, 이 회사 주식은 하루만에 32.52% 오른 290.79 달러로 2일(현지 시간) 장을 마감했다. 국내에서도 황 CEO가 한국 로보틱스 분야 투자 의지를 밝히자 두산로보틱스, LG전자 등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주식 열풍에 자수성가 서사…관심 더 커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6.6.1 타이베이=뉴스1
한국인들이 황 CEO에 대해 유독 관심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인터넷에는 ‘Jun’이라는 네티즌이 ‘젠슨 황의 발자취’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황 CEO의 방한 일정과 동선을 그래픽으로 만들고, 관련된 국내 기업 주가 변동을 그래프로 보여준다. 이런 관심에는 우선 주식 투자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황 CEO가 지나간 곳마다 돈이 되니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며 “그의 최근 인기는 국민적 관심사인 주식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황 CEO가 주가를 움직이는 인물인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자수성가’ 스토리와 한국과의 인연 역시 한국인들이 황 CEO에 열광하는 이유로 꼽힌다. 대만 이민자 출신으로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맨손으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을 일궈낸 그의 자수성가 스토리가 한국 대중에게 울림을 준다는 얘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이병철, 정주영 회장에게 열광했던 것처럼 대중이 황 CEO를 새로운 산업계 자수성가 히어로로 바라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2025.10.30 사진공동취재
여기에 황 CEO가 “PC방과 e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엔비디아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점도 친근함의 원인으로 꼽힌다. 황 CEO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열풍때 직접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돌면서 그래픽카드 ‘지포스’를 판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