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육각형 골퍼…올해도 '메이저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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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조가 7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이천GC에서 열린 KLPGA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유현조가 7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이천GC에서 열린 KLPGA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그 무섭다는 ‘2년차 징크스’도 유현조를 막을 수 없었다. 올 시즌 우승 빼고 다 이룬 유현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KB금융챔피언십(우승상금 2억7000만원, 총상금 15억원)에서 마침내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루키이던 지난해 생애 첫 승을 올린 그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새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사상 첫 ‘메이저 루키 우승자의 2연패’

유현조는 7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이천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그는 노승희(5언더파 283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했다. 신인이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그 다음해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한 것은 KLPGA투어 사상 유현조가 처음이다.

유현조는 지난해 루키로서 이 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골프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투어 2년차,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한 기량으로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앞서 치른 19개 대회에서 3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톱10만 12번 들었다. 커트 탈락은 지난달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유일했다.

유현조는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14개 클럽을 고루 다 잘 다루는 ‘올라운더’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17위(226m), 그린 적중률 9위(76.6%), 평균 퍼팅 9위(29.4회)로 투어 상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우승 경쟁에 나섰지만 유독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직전 대회인 KG레이디스오픈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우승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에서 나왔다. 까다로운 코스로 전략적인 공략과 정확한 샷이 요구되는 블랙스톤이천GC에서 유현조는 첫날부터 타수를 지키는 보수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대부분의 티샷에서 드라이버 대신 우드나 유틸리티를 잡으며 비거리 대신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도 잘 맞아떨어졌다. 이 대회 72홀 가운데 58개 홀의 그린을 지키며 80.56%의 그린 적중률을 기록했다.

생애 처음으로 치르는 타이틀 방어전, 유현조는 “작년에는 오히려 생각 없이 빵빵 쳤는데 2년차가 되니 생각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경기 내내 ‘쫄아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미소 지었다. 앞서 세 번의 준우승이 보약이 됐다고 한다.

그는 “직전 대회 연장전을 치르면서 제가 긴장하면 짧게 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늘도 샷이 짧아지는 것을 보고 긴장을 풀기 위해 더 노력했다”며 “마지막 남은 메이저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우승으로 유현조는 시즌 상금을 9억8333만3434원으로 늘려 상금랭킹 3위가 됐다. 대상 순위에선 홍정민(382포인트)을 제치고 1위(482포인트)로 올라섰다.

◇삼천리-두산건설 구단 경쟁 ‘눈길’

노승희는 이날 준우승으로 시즌상금 10억8768만원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상금 10억원을 넘어선 선수는 노승희가 처음이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추천선수로 출전해 짜릿한 우승을 거둔 김민솔은 정규투어 풀시드권자로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KLPGA 양대 구단인 삼천리와 두산건설의 치열한 경쟁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 톱10에는 우승자 유현조를 비롯해 전예성 이재윤(이상 공동 3위) 등 삼천리골프단 선수만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흥 명문구단인 두산건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박결(공동 3위)과 김민솔(공동 6위)이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임희정은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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