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안터지고 평온이 찾아왔다”… ‘힐리언스 선마을’서 마주한 고요의 세계[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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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리언스 선마을 객실에서 바라본 풍경.

힐리언스 선마을 객실에서 바라본 풍경.
‘민간 치유의 숲’으로 이름을 알린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에 도착하자 도시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자동차 경적, 기계음,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대화가 끊기고, 산골짜기 사이로 부는 바람과 새들의 지저귐만이 남아 고요함이 감돌았다.

‘수면 치유 공간’, ‘자연 속의 쉼’ 등의 수식어로 유명해진 힐리언스 선마을을 직접 찾아가 체험했다. 이 시설에서는 인위적인 소음 공해를 철저히 차단한 환경을 제공하며, 자연의 소리가 방문객의 뇌파를 안정시키고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 수면’을 가능하도록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원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체험… 리조트 전체 스마트폰 통신불가

시설 전체는 철저한 ‘디지털 디톡스 존’으로 운영된다. 스마트폰 통신 신호가 차단되고, TV 같은 전자기기도 없다. 블루 라이트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자극을 배제해 뇌가 깊은 휴식에 몰입할 수 있도록 전체 환경을 조성했다.객실에 들어서자 ‘비움’의 철학이 돋보였다. 침실은 침대와 은은한 간접 조명만으로 구성됐으며 불필요한 가구나 장식이 철저히 배제됐다. 시선과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오직 잠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설계라고 한다. 침대 위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인 빛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힐리언스 선마을 관계자는 “아침 햇살은 멜라토닌 분비를 중단시키고 각성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활성화하며, 밤에는 다시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조명 없이 자연의 시간과 동기화되는 경험을 통해 방문객의 생체 시계를 재조정하는 방식이다.

도심의 소음과 디지털 자극에서 벗어난 곳… “오로지 잠에만 집중하세요”

리조트 전역에서도 빛 공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가 이어졌다. 가로등 대신 길을 은은히 비추는 간접 조명이 설치됐고, 객실 내부에는 따뜻한 노란 색감의 저조도 등만 사용됐다. 강한 인공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것을 막는 조치라고 한다. 객실 창밖으로 보이는 숲의 실루엣과 은은한 조명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자연스럽게 숙면으로 이끌었다. 이날 밤 평소보다 빠른 23시경에 잠이 들었으며, 빛 공해 차단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알람 없이 8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푹 자고 일어나니 평소보다 훨씬 더 좋은 몸 상태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산 지형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리조트는 해발 250m에 있으며 해당 고도는 과학적으로도 숙면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찍 자고 평소보다 많이 걷고… 자연에 맞춰지는 신체 리듬

이곳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숙면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 과정으로 구성된다. 객실에서 식당 등 주요 시설로의 이동은 걸어서 10~15분이 소요된다. 차량 이동이 금지돼 있으며,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밥을 먹기 위해서는 직접 걸어야 하기에 평소보다 몸의 움직임이 많이 늘어났다.

시설 내 25만 평에 달하는 치유의 숲에는 네 가지 테마의 도보 코스가 조성돼 있다. ‘숲속 명상 코스’를 선택해 약 1시간 반 동안 숲을 걸었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과 흙을 밟는 감촉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깨웠다. 선마을 관계자는 “낮 동안의 신체 활동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밤에 멜라토닌으로 전환되어 깊은 잠을 유도한다”고 전했다. 트래킹 후 적당한 피로감과 맑아진 머리는 이 설명을 몸으로 증명했다.

저녁에는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개인 선호에 맞춰 참석할 수 있다. 직접 참여한 소도구 테라피는 호흡과 이완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전문 강사의 지도에 따라 숨을 고르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이어진 싱잉볼 세션에서는 명상 악기를 활용해 뇌를 수면 전 이완 상태로 이끌었다. 싱잉볼의 깊은 울림은 델타파(0.54Hz)와 세타파(48Hz)를 유도하며, 불면증 완화와 깊은 수면 비율 증가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세션에 함께 참가한 방문객들은 “마음이 평온해졌다. 잠이 몰려온다”라며 공통된 소감을 밝혔다.

인공조미료 줄인 건강한 식사… 대사 리듬을 고려한 식단

힐리언스 선마을의 식사는 인공조미료 사용을 줄이고 건강함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소화가 충분히 이루어진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도록 한 조치다. 아침은 건강한 통밀빵 또는 밥과 신선한 채소로 구성되며, 점심과 저녁은 식단 계획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한다.

식사는 건강에 초점을 맞춰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제공한다. 위장 부담과 대사 리듬의 불균형을 방지하는 조치로, 식사 후 산책을 통해 소화를 돕다 보니 잠자리에 들 때도 속이 편안했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목공 교실’과 ‘스마트팜 체험’ 등 자연 친화적인 활동들을 운영 중이다. 목공 체험은 별도의 교육신청을 통해 참석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는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가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약 2시간 동안 도마를 직접 만들면서 목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땀을 흘리는 건강한 신체 활동도 지속됐다.

스마트팜에서는 케일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을 했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재배 공법을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 중이며, 방문객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알리고자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렵·채집’ 선사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 25만 평 산속에 파묻힌 리조트

기자는 이곳에서 보낸 2박 3일간 원시적인 수렵·채집 사회로 돌아간 것 같다는 착각을 종종 했다. 먹통이 된 스마트폰, TV도 없이 오로지 잠에 집중한 객실, 자연 친화적인 식사, 산속에 파묻힌 거주환경 등 선사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과 함께 알 수 없는 평온함도 느낄 수 있었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단순하게 쉬는 것을 넘어 잃어버린 숙면과 삶의 균형을 되찾는 여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일상에서 불안정한 수면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힐리언스 선마을 관계자는 “이곳을 방문하신 많은 분이 치유를 경험하고 돌아간다. 스마트폰이 되지 않고, 현대적인 놀 거리는 부족하지만, 몸을 움직이고 일찍 잠들면서 건강한 리듬을 되찾아 갈 수 있다. 특히 만성적으로 잠이 부족한 분들은 방문하시기를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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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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