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나원식)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9일 부산 북구의 주거지 앞에서 지인 B 씨의 머리를 담벼락에 부딪히게 하고, 넘어진 B 씨에 발길질을 하는 등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년 간 알고 지낸 사이인 두 사람은 함께 만나 술을 마시며 발생한 술값 128만 원 때문에 갈등을 빚어왔다.B 씨는 카드로 술값을 결제한 후 A 씨에게 그 절반인 64만 원을 요구했으나 A 씨는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40만 원만 결제하겠다고 답했다. 이로인해 시비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된 변제 요구에 불만이 커진 A 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집 현관문 자물쇠에 강력접착제를 바르는 B 씨를 보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범행 이후 신고와 구호 조치도 없이 현장을 떠났으나 지인의 권유로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신고 당시에도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는 중 사망했다.법정에서 A 씨는 “때린 것은 맞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부위를 반복적으로 강하게 가격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범행이 사전에 계획된 것은 아니고 갈등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피고인이 이전에 중한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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