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을 ‘글로벌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올 가을 순수예술 축제 브랜드인 ‘어썸페스타’를 새로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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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사진=서울문화재단) |
송형종(59)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재단이 새로 추진할 사업으로 ‘어썸페스타’를 꼽았다.
‘어썸페스타’는 오는 10~11월 40일간 서울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송 대표는 “K컬처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순수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 브랜드”라며 “서울연극제·서울무용제·서울국제음악제 등 기존 공연예술 축제와 연계하고 일반 예술가 공모도 받아 서울에서 선보이는 공연예술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텀페스타’를 준비한다. 장기적으로는 200억 원 규모의 축제로 키울 생각이다. 송 대표는 “축제 3년 차에는 국제교류의 장도 함께 만들 것”이라며 “아비뇽 페스티벌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순수예술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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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사진=서울문화재단) |
송 대표는 연극연출가 출신으로 서울연극협회 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서울시 문화수석 등을 지냈다. 지난 1월 1일 서울문화재단 9대 대표로 취임했다.
송 대표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재단의 사업 방향을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재단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을 줄이는 대신,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더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는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재단은 앞으로 예술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예술가가 만들어내는 양질의 콘텐츠를 시민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어떤 사업이든 ‘서사’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극연출가 출신다운 문화행정 철학이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8월 노들섬에서 선보일 태극기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행사가 대표적이다. 송 대표는 “태극기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의 상징”이라면서 “과거 독립운동의 열망을 표현했고, 전쟁의 순간에도 함께 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젊음의 희망과 꿈을 상징했던 태극기의 지난 역사를 하나의 서사로 담아 보여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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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 (사진=서울문화재단) |
송 대표에게 서울문화재단은 애증의 기관이었다. 서울연극협회에서 일하던 때는 재단의 연극 지원 감액 문제 등을 항의하기 위해 재단 대표 사무실을 거침없이 드나들었다. 당시만 해도 예술가로 재단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이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과 서울시 문화수석 등으로 일하며 재단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송 대표는 “재단이 할 일은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창작의 결과보다 과정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술가, 공무원 모두 관객과 시민을 위하는 마음은 같다.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면서 “앞으로도 예술과 행정의 ‘간극’을 줄이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임기 동안 송 대표가 세운 재단의 목표는 서울을 ‘예술가를 위하는 글로벌 문화매력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교류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송 대표는 “올해 5억 원의 예산으로 국제교류와 관련한 포럼을 연다. 향후 20억 원까지 예산을 늘리고 국제교류팀을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재단의 사업과 조직을 고도화해 서울을 글로벌 매력도시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