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듯 色 문질러…몽환적 내면의 풍경

2 weeks ago 16

문화 > 전시·공연 수행하듯 色 문질러…몽환적 내면의 풍경 추상화가 최윤희 개인전차세대 단색화 선두주자로불황에도 작품 완판 이례적프리즈 서울·런던·LA 활약수채화처럼 그린 유화 눈길 작품 앞에 선 작가 최윤희. 지갤러리 미술계 불황에도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뜨겁다. 차세대 단색화의 후예로 손꼽히는 추상화가 최윤희(40)가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지갤러리에서 개인전 '중력을 잊은 형상들'을 여는 그는 전시 개막 전 이미 대형 작품 두 점 빼고 20여 점을 모두 완판시켰다. 다음달 프리즈 서울을 시작으로 프리즈 런던,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무대에도 잇따라 오른다. 미술계가 그를 주목하는 것은 차세대 단색화 계열로 분류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를 단색화의 후예로 꼽는 결정적 요인은 반복적이면서도 수행적인 몸짓에 있다. 작가는 "캔버스에 젯소를 바르고 사포로 표면을 부드럽게 만든 다음 유화물감을 수채화처럼 묽게 희석해 붓으로 그린다"며 "그다음 손이나 마른 헝겊으로 문질러 천에 흡수시키고 다시 말리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한다"고 밝혔다. 유화의 특성을 살려 수채화처럼 그리는 것이 작품의 묘미다. 한때 그는 물감을 두껍게 바르는 마티에르(질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얇은 층을 겹겹이 쌓아 올려 화면에 지층 같은 구조를 만든다. 혈관처럼 다양한 색과 선이 도드라졌던 과거 작업과 달리, 최근작은 겹겹이 쌓인 면을 강조하며 공간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그 결과 탄생한 표면은 주름처럼 늘어지기도 하고, 동굴 속 종유석이나 나무의 나이테처럼 시간을 머금은 듯한 깊이를 자아낸다. 캔버스에 올려진 형상들은 어느 한 방향으로 고정되지 않은 채 화면을 자유롭게 부유한다. 이것이 전시 제목이자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중력을 잊은 형상'인 이유다. 그림을 시작할 때 작가는 그 끝을 정해두지 않는다. 작업 과정은 철저히 직관적이고 즉흥적이며, 그는 그저 캔버스에 자신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행위 자체에 집중할 뿐이다. 그는 신체성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캔버스에 그리는 시간과 일상의 시간이 별개로 느껴졌다"며 "그 두 시간을 하나로 일치시키고 싶었다. 내 삶의 시간이 캔버스에 고스란히 축적되는 느낌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표작 '부채 바람이 분다'는 바람이 일렁이는 듯한 공간을 상상하며 어둡고 축축한 내면의 풍경을 시각화한 작품...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