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경제연구원장 업황 전망
반도체는 '잘해야 현상 유지'
트럼프 2기 관세 역시 리스크
올해 수출 증가율 2% 밑돌듯
4대 경제연구원 원장들이 올해 유망 업종으로 방산과 원전, 부진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자동차와 2차전지 분야를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겠지만 국지적 분쟁이 지속되면서 세계 방산 수요는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해군력 증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방산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국 함선의 유지·보수(MRO)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실질적으로 한국뿐"이라며 "방산·조선 분야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수출 주력인 반도체는 '잘해야 현상 유지'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정보기술(IT) 전방산업 회복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고,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은 "작년에는 반도체 수출이 늘었지만 올해는 업황 사이클을 고려할 때 작년만큼 증가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와 2차전지는 실적 하락에 무게가 실렸다.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액이 최근 수년간 급증한 까닭에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거셀 것이라는 이유다. 정 원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많은 대미 수출 물량을 조정해야 하는 데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며 2차전지 수출까지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도 "우리나라 전기차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수출 증가율은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수출 증가율은 8.2%였다. 정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를 한국에 적용할 경우 대미 수출은 최대 158억달러(약 23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는 '성장의 차별화' 현상이 완연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세계 교역과 투자를 저해해 중국과 독일 등 다른 주요국 성장세는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국이 5%를 목표로 하는 중국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로 올해 4.1% 성장에 그칠 것"(이시욱 원장) "대미 수출 축소와 위안화 약세로 트럼프 관세가 중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2%포인트 하락에 그칠 것"(김영민 원장) 등으로 나뉘었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