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국내 수입물가가 다섯 달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의 경우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세는 수입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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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6% 내렸다.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다섯 달만에 하락 전환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배럴당 80.41달러에서 2월에는 77.92달러로 3.1%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월 평균 1455.79원에서 2월 1455.56원으로 0.7% 줄었다.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 가격이 전월보다 2.3% 내렸다. 중간재 역시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내리며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소비재도 전월비 0.2% 하락했다. 반면 자본재는 전달보다 0.3% 상승했다. 자본재는 원자재와 중간재와 달리 가격 변동폭이 급변하지 않는 성격을 띤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자본재의 경우 물질 측정 및 분석기, 금속 절삭기계 등의 품목들이 전월에 비해 상승했는데, 공급 국가쪽의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 요인으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원화기준으로 환율 측면에서도 계약통화가 달러 이외에도 엔화 및 다른 계약통화로 수입되는 품목들로 섞여 있는 것도 일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월 수출물가도 전월비 0.8%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 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석탄및석유제품 등이 내린 영향이 컸다. 석탄및석유제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5% 하락했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0.4% 줄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물가를 보면 지난해 1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고, 수출물가는 전월비 보합을 기록했다.
수출 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늘었다.
이 팀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3월 현재까지 국제유가는 전월 평균에 비해 9% 정도 하락하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지만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 큰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