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미 하나로 2조 '잭팟'…韓 상륙에 2030 '오픈런' 우르르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12 hours ago 1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스크럽대디 팝업스토어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스크럽대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스크럽대디 팝업스토어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스크럽대디)

초기 스타트업·벤처에 투자해주는 미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 탱크'엔 전설적인 기업이 하나 있다. 오직 수세미 하나를 갖고 나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설립 13년 만에 '연 매출 1조9000억원, 세계 47개국 진출'이란 기록을 쓴 기업, 바로 '스크럽대디'다.

지난해 5월 한국에 진출한 스크럽대디는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호응을 얻었다. 오픈 나흘 만에 누적 방문객 3만 명을 돌파했고, 주방도구로서는 이례적으로 20~30대 방문객이 아침마다 '오픈런'이 펼쳤다.

스크럽대디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책임자 알렉스 미라지 디렉터. (사진=스크럽대디)

스크럽대디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책임자 알렉스 미라지 디렉터. (사진=스크럽대디)

지난달 28일 팝업 현장에서 만난 스크럽대디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책임자인 알렉스 미라지 디렉터(사진)는 "다른 국가에서도 팝업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선 특히 젊은 세대들이 스크럽대디의 핵심 고객층이 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을 교두보 삼아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럽대디는 '주방용품은 지루한 상품'이란 고정관념을 뒤엎으면서 성공했다. 웃는 얼굴 모양과 컬러풀한 색상의 수세미가 미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입소문이 나면서 일반 청소용품과는 다르게 취향을 나타내는 소비재로 거듭났다. 이번 팝업에서도 하트, 고양이 등 20여 종의 디자인, 10여 종 컬러의 수세미를 디저트처럼 쟁반에 골라담는 이색적인 경험에 젊은층이 몰렸다. '40~50대가 주로 구매하는 실용 상품'이 '20~30대가 좋아하는 취향 소비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스크럽대디 상품을 골라담는 모습. (사진=스크럽대디)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스크럽대디 상품을 골라담는 모습. (사진=스크럽대디)

기능성도 갖췄다. 수세미가 뜨거운 물에선 부드럽게, 찬물에선 단단하게 변하는 '플렉스 텍스쳐' 특허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미라지 디렉터는 "청소용품은 전통적으로 별다른 혁신이 없었던 분야인데, 청소를 즐거운 경험으로 바꾼 것이 스크럽대디의 성공 요인"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 스크럽대디 매출의 75% 이상은 미국 내수다. 스크럽대디는 해외 비중을 늘리기 위해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코스트코, CJ온스타일, 컬리, 쿠팡 등에 이어 올 하반기 올리브영,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으로 유통망을 넓힐 예정이다. 유명 K패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 전용 상품도 준비 중이다.

미라지 디렉터는 "한국은 SNS 확산력, 소비자 반응 속도, 브랜드 팬덤 형성이 그 어느 곳보다 압도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에서의 모델을 상하이, 홍콩, 도쿄 등 주요 아시아 도시들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스크럽대디 팝업스토어. (사진=스크럽대디)

더현대서울에서 열린 스크럽대디 팝업스토어. (사진=스크럽대디)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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