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 날리던 인천 사월마을, 친환경 도시로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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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골재 적치장-매립지 인근 위치
나쁜 대기질-악취로 주민 피해 심각… 2019년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받아
환경 개선 위한 도시개발 계획 수립
쓰레기 수송차량 운행 제한 등 추진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있는 사월마을. 비닐하우스 뒤편으로 순환골재 적치장이 보인다. 인천시 제공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있는 사월마을. 비닐하우스 뒤편으로 순환골재 적치장이 보인다. 인천시 제공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인천 서구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이른바 ‘쇳가루 마을’로 불리는 사월마을 일대가 2박 3일간 침수됐다. 인천 지역 환경시민단체 등은 성명을 내고 “인천시와 서구청의 무관심한 행정으로 인해 사월마을 주민들은 나쁜 대기질과 악취, 도로 침수로 인한 고립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월마을은 2019년 11월 환경부 건강환경조사에서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21년 5월에는 60대 주민 한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투병하다 사망하자, 주민들은 인천시에 즉각적인 집단 이주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숨진 고인의 사망이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월마을의 열악한 주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월마을 인근에는 순환골재 적치장을 비롯해 6곳의 골재업체와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사업장에서 날리는 금속성 분진과 비산먼지 등으로 인해 마을 곳곳에는 쇳가루가 내려앉고, 대기질도 악화돼 주민들은 오랫동안 호흡기 질환과 악취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주민들과 환경단체 사이에서는 이 마을을 ‘쇳가루 마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사월마을을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도시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사월마을 일대 정비를 통해 검단지역의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사월마을과 인근 순환골재 적치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시개발사업 ‘통합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해당 지역을 친환경 주거지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쇳가루 마을’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사월마을은 수도권매립지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순환골재 적치장이 가까이 있어 중금속과 날림먼지로 최악의 주거환경에 놓여 있다.

시는사월마을과순환골재적치장등약 200만 m2 일대의 도시개발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2023년 8월부터 ‘에코 메타시티 도시개발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시행했다. 이어 체계적인 개발 방향과 주체, 사업 타당성 분석, 효율적인 토지 이용계획, 순환골재 적치장 처리 방안 등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인천시가 발표한 개발계획에 따르면 사업 대상지 규모와 순환골재 적치장 처리 시기를 고려해 중봉대로를 기준으로 동측 생활권(사월마을 일원)과 서측 생활권(순환골재 적치장 구간)으로 나눠 개발을 추진한다. 녹지 축 연계와 생활권 중심지 연결계획 등을 포함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마스터플랜이 수립됐다.

사업 추진 방식은 민간개발, 공공개발, 민·공 공동개발(SPC)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향후 개발 여건에 따라 유연한 추진이 가능하다.

또한 개발 구역 내에 화물자동차 통행 제한 구역을 지정하고, 드림로를 통과하는 쓰레기 수송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주변 고속도로를 활용한 우회 운행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원당대로∼드림로를 연결하는 도로가 올해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중봉터널 간선도로망 신설(민간투자사업)과 인천 도시철도 순환 3호선의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등 주변 개발 여건도 개선되고 있어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는 향후 관계 기관 및 서구 생활환경개선협의체와 협의를 거쳐 도시개발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고, 친환경 주거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도시개발사업은 구역 지정, 개발계획 수립,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계획 인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쳐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황효진 글로벌도시 정무부시장은 “사월마을 일원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개별 입지 공장과 순환골재 적치장을 정비하면 사월마을의 주거환경은 물론이고 인근 한들구역, 검단3구역, 왕길1구역 등 주요 개발사업과 주변 검단지역의 주거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이번 도시개발사업이 인천시의 숙원사업인 만큼 시와 서구를 비롯한 관계 부서 모두가 협력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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