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 시점을 불과 이틀 앞둔 20일 성과급 제도 개선안에 대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부 중재 하에 이틀간 이어진 ‘끝장 협상’을 통해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전면 중단(셧다운) 위기는 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사흘에 걸친 사후 조정 회의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12월 교섭을 시작한지 5개월 만이다. 줄곧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노사는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와 권고로 마련된 이번 조정 자리에서 막판 이견 조율에 성공했다. 노조는 이번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할 예정이다.
노사는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성과급 제도화에 대해 한발씩 물러나 실리를 택했다는 평가다. 타결의 이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정부의 강력한 압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노사 갈등이 전면 파업 국면으로 치닫자 이 회장은 국민과 주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며 성실한 대화와 상생의 해결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해야 한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예고됐던 총파업은 철회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라인 가동 중단으로 하루 1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파업 장기화 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의 골든타임에 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노사 상생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다”고 분석했다.
김채연/곽용희 기자/세종=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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