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다운로드로 사업 일원화
대형 이슈되자 패러디로 풍자
소비자 30만명 “결정 재고해야”
게이머들 오래된 소비 방식 사라져
“디스크 모아온 팬들 노골적 무시”
가정용 게임기의 대표주자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의 디스크 판매 중단 소식에 대한 게이머 등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최근 게임 구매 트렌드가 디스크에서 디지털 다운로드로 옮겨가는 흐름에 대한 조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니의 게임 부문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2028년부터 게임 디스크 생산을 중단하고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게임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게이머들의 격렬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소니가 이번 결정을 재고하도록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30만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의 이번 결정이 크게 화제가 되자 도미노피자, KFC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부서는 이 사태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도미노피자 영국은 소니의 결정을 풍자해 2027년부터 ‘디지털 피자’만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KFC 스페인은 실물 대신 가짜 ‘PNG 파일’ 형태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등과 같이 게임업계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소니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게임 매출의 80%가 디지털 판매로 이뤄지고 있으며, 10년 전 27%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이다. 록스타게임즈의 기대작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6’도 지난 11월 실물 디스크 버전 없이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게임을 판매하게 되면 소니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FT는 짚었다. 소니는 디스크로 판매할 때 게임 제조사와 소매업체에 돌아갔던 수익 일부를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 형식으로 바꿀 경우 직접 챙길 수 있게 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향후 콘솔에서도 디스크 드라이브를 삭제하면 콘솔 생산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오는 2028년 말 출시되는 플레이스테이션6는 디스크 슬롯 없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용 절감 효과가 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작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FT는 게이머들은 여러 이유로 디스크 판매 중단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 구매 방식이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일원화될 경우 소비자들이 수십 년 동안 게임을 즐겨왔던 방식이 사라진다. 게이머들이 중고 게임 디스크를 구매하거나, 지인에게 빌려주는 것, 지역 도서관에서 대여하는 방식 등을 앞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FT는 “소비자로서 소중히 여기는 게임을 빌려주거나, 재판매하거나, 교환하는 등의 권리를 상징한다”며 “이런 권리가 없다면 게임 회사들은 소비자들이 게임을 하는 방식에 대해 전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게임에 대한 접근 권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삭제된 비디오 게임의 경우 구입할 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비디오게임 역사재단에 따르면 미국에서 출시된 비디오게임의 87%는 시중에서 구할 수 없으며, ‘극도로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로 간주된다. 실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는 구형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3와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의 온라인 스토어를 종료하고, 이용자들이 구매한 영화 수백편을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FT는 “열성 게임팬들은 게임 디스크와 팩 등을 소중히 여기며 수십 년에 걸쳐 컬렉션을 만들었다”며 “그들이 많은 돈과 열정을 쏟아부은 기업들이 중요한 것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면 배신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또, “소니가 소비자들의 우려를 안심시킬만한 어떤 이점도 제시하지 않은 채 디스크 판매 중단 정책을 발표했다”며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들을 소중한 팬이라기보다 무력한 소비자로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게임 메탈기어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게임 제작자인 코지마 히데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디지털 데이터는 더 이상 개인이 마음대로 소유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사랑해 온 영화, 책, 음악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자신이 지난 2021년에 엑스에 썼던 발언을 최근 다시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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