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유산청, 법적 의무 없는 유산영향평가 강요
서울시·종로구 인허가 자치권 방해하고 정쟁 도구로 삼아”
유산영향평가 철회 안하면 형사고소·감사 청구 등 예고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주민들이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이행 요구에 대해 “법적 근거 없는 인허가 방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에 있는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 보호지구 밖에 있어서 HIA를 받을 의무가 없는데도 국가유산청이 강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운4구역 주민들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세운4구역은 서울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고시와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거쳐 사업시행계획변경 인가만 남겨둔 상태”라며 “인가가 임박한 시점에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권고를 명분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하는 것은 행정 신뢰를 훼손하는 행정폭주”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산청은 사업 방해를 즉각 중단하고,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종로구청에 ‘세계유산 종묘와 그 역사문화 환경 보호에 필요한 조치 이행 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HIA를 받도록 첫 행정 조치를 취한 것이다.
주민들은 국가유산청이 기존 유권해석과 다른 조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유산청은 2017년 세운지구가 문화재청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고시했고, 2023년 질의회신에도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은 더이상 국가유산청과 협의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를 신뢰하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추진했는데 뒤늦은 이행 명령은 행정상 신뢰 보호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HIA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주민들 피해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2004년 시작된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은 22년이 지난 지금까지 착공도 하지 못했다”며 “금융비용을 포함한 사업비 누적액이 약 8000억원에 이르고 매월 20억원 이상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주민들은 깡통 토지주로 내몰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중 약 50여명은 사업이 지연되면서 세상을 떠났다.
종묘와 상생 노력을 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민들이 현대상가 철거 비용을 1000억원을 직접 부담했고, 종묘 경관 보호를 위해 보호구역 밖임에도 앙각(27도) 아래로 건축물을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또 종로변 건축물 높이를 청계천변보다 낮게 계획했다. 개방형 녹지와 종로변에 통경축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종묘에서 시야 방해도 최소화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유네스코 공문 원본 공개도 요구했다.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공문을 근거로 HIA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내용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민들은 “유네스코 공문을 확대 해석해 사업을 압박한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운4구역이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들은 “작년 11월 국가유산청은 서울시와 소송이 대법원에서 패소해 불리해지자 세운4구역을 정치판으로 몰고 갔다”며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최근 선거를 코앞에 두고 또다시 세운4구역을 이슈화하해 서울시장 선거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를 끌어들여 세운4구역을 무리하게 종묘와 연관 지어 이슈화하면서 오는 7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가 보존 의제로 채택되고 최악의 경우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잃게 되는 게 아닌가. 허민 청장이 법에 강제하지 않는 HIA를 세운4구역에 이토록 강제하고 정치쟁점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주민들은 국가유산청이 HIA 이행 명령을 철회하지 않으면 유산청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하고,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등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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