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에 끼워넣은 사업
34건 중 21건이 도로 건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 펑크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역 선심성 사업'을 내년 예산안에 무더기로 끼워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안에는 없었다가 새로 편성된 예산 34건 중 21건이 국도 건설사업이었다.
13일 국토위는 이 같은 내용의 국토교통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예산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국토위는 사회간접자본(SOC) 주요 재원인 교통시설특별회계 예산을 9247억원 증액시키고 13억원 감액하는 데 그쳤다.
국도 건설사업이 신규 편성건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국토위 예산소위에서 새로 등장한 국도 건설사업은 이른바 '문지방 예산'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단 문지방만 넘으면 된다"며 예비타당성 조사나 기초 설계에 필요한 비용만 소액으로 편성했다가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관행이다. 올해는 총 82억원이 증액됐지만 후년 예산에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문지방 예산 확보 경쟁은 여야 가릴 것 없었다. 사업성보다 지역 표심을 따지다 보니 인구가 적어 통행량이 많지 않은 지역 위주로 정부안에는 없던 국도 건설이 추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흥군 영남면~포두면과 청주시 미원면 구방리~괴산군 문광면 대명리 국도를 2차로 개량하는 데 각각 예산 5억원이 책정된 게 대표적이다.
[최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