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세계지식포럼 연사 릴레이소개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교수
AI 생산성 효과 과소평가 주장
애쓰모글루 신중론과 맞서 논쟁
성장률·금리·고용 해법 제시
“AI 거품 아니다” AI시대 전세계 경제학자들의 경제학자
‘AI 경제학’ 논쟁 주도하는 석학
“AI 거품 아냐…통계가 놓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거품인가 아닌가. 좀더 구체적으로 AI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천문학적 투자에 비해 미미한 성과에 그칠 것인가.
최근 전세계 경제학계의 가장 뜨거운 ‘AI 생산성 논쟁’에서 낙관론을 대표하는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교수가 오는 9월 8~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27회 세계지식포럼을 찾는다. AI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인 그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브리뇰프슨 교수의 주장은 일관된다. IT혁명때와 마찬가지로 AI발 생산성 향상효과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 먼저 업무 방식과 조직 구조를 재설계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생산성 향상은 이러한 준비 작업이 끝난 다음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것을 새로운 기술의 효용이 처음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다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가파르게 상승하는 ‘생산성 J커브(J자 모양 곡선)’로 정리한다.
브리뇰프슨 교수의 주장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우의 1987년 발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솔로우는 “컴퓨터 시대는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그렇지 않다(Computers are everywhere but in the productivity statistics)”고 주장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에 미국의 컴퓨팅 능력은 백 배 넘게 증가했지만,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1960년대 3% 수준에서 1980년대에 1% 수준으로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1993년 논문에서 이를 ‘생산성 역설’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IT투자에 따른 생산성 향상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브리뇰프슨은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IT투자와 생산성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고, J커브 형태로 지연된 형태로 나타날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브리뇰프슨 교수의 시각은 AI의 경제적 효과를 신중하게 바라보는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의 견해와 대비된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AI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와 비용 절감 효과를 계산했다. 그 결과 AI가 향후 10년간 미국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0.55%도 끌어올리지 못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AI 활용이 비교적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돼 있어 경제 전체로 확대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애쓰모글루 교수가 신중론을 제기하면서 경제학계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변화에 주목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 상담 도구를 사용한 고객서비스 직원 5179명의 시간당 업무 처리량이 평균 14% 늘었다. 특히 경력이 짧거나 숙련도가 낮은 직원의 생산성은 34% 향상됐다. AI가 숙련자의 업무 방식과 지식을 초보 직원에게 전달하며 조직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기존 경제통계가 AI의 가치를 충분히 측정하지 못한다는 점도 그의 핵심 주장이다. 브리뇰프슨 교수는 AI가 이용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무료 또는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국내총생산(GDP)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의 연구진은 2024년 미국 소비자가 AI를 통해 얻은 경제적 편익을 970억달러(약 150조원)로 추정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1년 예산의 4배에 달하는 가치가 실제로 창출됐지만, GDP 통계에는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특히 그의 주장은 통화정책 논쟁과도 직결된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효과를 거시경제에 반영시키면 경기 과열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다. 이렇게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시킬 유인은 그만큼 줄어든다.
아울러 브리뇰프슨 교수는 AI가 초래할 고용 충격에 대응할 해법도 제시해왔다. 핵심은 인간이 AI를 도구로 삼아 이전에는 할 수 없던 일과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창출하는 데 있다.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해야한다는 얘기다.
오는 세계지식포럼에서는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 기회를 넓히는 한편, 그 성과를 사회 구성원에게 폭넓게 분배할 방안을 브리뇰프슨 교수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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