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와 물감 위...수만번 긋기로 완성한 단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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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석고와 물감 위...수만번 긋기로 완성한 단색화 독학으로 미술계 입문 우병윤선화랑서 신작 30여점 발표이질적 재료 긁어내 만든 풍경 들떠있는풍경, 2026, Mixed media on wood panel, 112x145.5cm. [선화랑] 석고와 물감, 상극인 두 재료가 한 화면에서 공존한다. 나무 패널 위에 하얀 석고를 얇게 바른 뒤 과슈와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하고, 그 위를 수만 번의 격자 선으로 긁어내기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물감 아래 숨어 있던 석고의 흰색이 배어 나오며, 화면은 물결 같기도, 구름 같기도, 산 같기도 한 ‘들떠 있는 풍경’으로 변모한다.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한 차세대 단색화가 우병윤(38)이 선화랑에서 개인전 ‘중첩: 들떠 있는 풍경’을 열며 신작 32점을 선보인다. 2년 전 선화랑의 젊은작가 기획전 ‘예감’에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던 작가다.그의 작업에서 주목할 지점은 이질적인 재료와 특성을 한 화면에 공존시킨다는 점이다. 기존 ‘중첩’에서나 신작 ‘들떠 있는 풍경’ 연작에서 작가는 석고를 바르고 그 위에 물감을 얹는다. 그리고 수없이 긁는 작업을 이어간다. 긁는 행위도 한번은 엄격하게 자로 잰 듯 반듯하게 긋고, 한번은 삐뚤빼뚤하게 그어 교차시킨다. 마치 규칙과 자유를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두 세계를 묵묵히 중첩해 나가는 듯하다. 조각의 재료인 석고로 밑 작업을 한 뒤 색면을 긁어내면, 행위가 반복될수록 시선은 점차 퍼지고 흩어진다. 자연스럽게 빈티지한 멋이 묻어난다. 작가는 “모순은 그냥 모순인 채로 둔다. 해소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첩重疊Superposition 26-01-301, 2026, Plaster & gouache on wood panel, 130.3x162cm. [선화랑] 이처럼 기존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시도는 그의 독특한 이력에서 비롯됐다. 대구 출신의 그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다. 최종 학력은 ‘고졸’이 전부다. 군 전역 후 패션계와 가구 업계에서 일하다 도달한 곳이 작가의 길이었다. 주변의 칭찬이나 권유 없이 오롯이 자신이 찾아낸 길이다. 해외 유튜브 영상이 스승이 됐고, 작업 과정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소통하고 작품을 판매했다. 2018년 서른의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열며 제도권에 진입한 사례다.신작의 제목이기도 한 ‘들떠 있다’는 말은 곧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작가는 “화장이 들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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