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변호사 생존 위한 선택, 2·3차 합병도 추진"…LKB·평산 법무법인 합병, 5년내 Top5 도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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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주목받아온 법무법인 LKB와 평산이 전격 합병을 선언했다. 합병 법인은 변호사 120여명 규모의 중대형 로펌으로 탄생하며, 5년 내 국내 5대 로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고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네트워크 로펌을 겨냥해 '전통적인 서초동 로펌'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이광범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와 윤웅걸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는 29일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 LKB라운지에서 전략적 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새 법인명은 'LKB평산'이며,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두 법인은 5월 말까지 합병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서초동 변호사들의 생존 문제가 출발점"

이광범 LKB 대표는 이번 합병 결정 배경에 대해 "적나라하게 얘기해서 서초동 변호사들의 생존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1700명 변호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법무법인 형태로는 정상적인 변호사로서 활동은 힘들겠다는 판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존에서 합병 논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윤웅걸 평산 대표도 "모두가 인식하다시피 법조계가 위축되고 있다"며 "광화문 중심의 대형로펌과 광고 기반의 네트워크 로펌으로 법조계가 양극화되면서 중형 로펌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생존을 위해 대형화냐, 광고냐 갈림길에 있었다"며 합병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두 법인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검사장 등 고위 법조인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LKB는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요직을 두루 지낸 이광범 대표를 비롯해 마약·강력수사통 김희준 변호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 출신 김종복 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평산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출신 강찬우 변호사, 공안·기획 분야 전문가 윤웅걸 전 검사장, 삼성 의혹 사건 수사팀 핵심이었던 이원곤 전 차장검사 등이 포진해 있다.

"2차, 3차 추가 합병 추진"

두 법인 대표는 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도 공유했다. 이광범 대표는 "서초동 변호사로서 생존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성장과 발전을 생각했다"며 "성장하기 위해선 힘이 합해져야 하고, 힘을 키우고 보다 더 전문화·세분화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생존전략이자 성장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합병의 세 번째 화두로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변호사, 개인, 법무법인으로서 과거 공직에 몸담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며 "생존, 성장하면서도 나아가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법무법인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LKB와 평산 합병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윤웅걸 대표는 "2개 법인 합병으로 120명 변호사, 매출 500억, 15위 로펌 수준에 올랐다"며 "앞으로 더 공격적인 추가 합병으로 5년 내 5위 로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평산과 LKB는 일란성 쌍둥이 같은 로펌"이라며 "특정 분야 중소형 로펌과도 적극적 합병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두 법인이 유사한 성격이라 자문 중심의 다른 성격의 로펌과 추가 합병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KB는 지난해 자문에 강점이 있는 법무법인 린과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대형 로펌 출신이 주축인 린과 로펌 운영방식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이 대표는 "우리는 판사, 검사 출신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서초동 변호사 로펌 업무 형태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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