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군 "부울경은 피지컬 AI 운동장…제조 스타트업 뛰놀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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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군 "부울경은 피지컬 AI 운동장…제조 스타트업 뛰놀게 할 것"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거대 제조 벨트는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술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입니다.”

서종군 부산기술창업투자원장(사진)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지금껏 모니터 화면 속의 숫자를 다뤘다면 앞으로는 실제 산업 현장에 들어가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등 사람이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산기술창업투자원(창투원)이 보육 중인 벰로보틱스는 부산의 물류산업의 특성을 파고들어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했다. 벰로보틱스는 1000대의 물류 로봇을 군집 제어하는 기술을 실현했다. 위치 측정, 주행 제어, 관제 등 물류 로봇의 원천기술을 직접 개발해 프로그래머가 현장에서 로봇 코드를 직접 수정해야 하는 하드 코딩 기술이 적용되는 기존 물류 로봇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물류 로봇을 직접 제조하기도 하는 벰로보틱스는 타사 물류 로봇까지 호환되는 관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장과 창고 속에서 움직이는 로봇을 군집으로 제어한다.

최근 직접 벰로보틱스의 물류 산업 현장에 다녀온 서 원장은 “200㎏ 중량의 물건을 옮기면서 로봇 스스로가 각도를 인지하고 진동과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라며 “로봇과 관제 시스템을 포괄하는 턴키 방식으로 수익을 찾고 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을 고객군으로 확보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산업과의 접점을 찾아 신기술을 내놓은 스타트업은 벰로보틱스 이외에도 다양하다. 프보이는 프로젝트 단위로 공정이 이뤄지는 조선산업과 같은 비정형 산업현장의 안전 관리를 위한 AI 기술을 완성했다. 중장비 충돌 방지시스템과 공정분석 자동화 AI 시스템을 통해 비정형 제조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전기차 조명 통합 제어 기술로 출발한 모플랫은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자발광 양자점 LED(QD LED) 개발에 성공했다. 전류를 가하면 나노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이 스스로 빛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기존 LED보다 색 재현율과 밝기 효율이 높다. 서 원장은 “색과 달리 빛은 삼원색으로 흰색 빛을 구현할 수 있는데, 모플랫은 업계 최초로 파란색의 파장을 잡으면서 흰색 빛 구현에 성공한 사례”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해운물류 분야의 국제 환경규제 대응 솔루션을 내놓은 마리나체인은 지난해 매출 8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했고, 링크플릭스는 해조류 기반의 친환경 생분해 접착제를 개발해 다양한 산업군에 친환경 소재 활용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창투원은 지역 창업 생태계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 원장은 특히 부산에서 활동 중인 벤처캐피탈의 심사역 수가 대폭 늘어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 창투원은 설립 이후 지난 1년 동안 수도권의 주요 투자사 12곳을 부산으로 유치했다. 12개의 투자사가 본사 또는 지사를 설립하면서 18명의 심사역이 부산에 상주하게 됐다.

부산에서 여는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부기테크 투자쇼’와 지역 유망 기업을 이끌고 수도권으로 직접 올라가는 ‘부기테크 투자 로드쇼’를 정례화한 결과 투자사와 스타트업 등 총 304개사가 참여해 236건의 후속 투자 네트워크를 만드는 성과를 냈다.

서 원장은 “스타트업의 특성을 깊게 이해하고 투자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맞춤형 VC를 연결하는 게 창투원의 사명”이라며 “투자 연계와 함께 현재 2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IPO(기업공개) 사업을 지원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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