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및 해제 사태를 계기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재조명된 가운데, ‘서울의 봄’이 계엄령 해제 이틀 만인 6일 오전 넷플릭스 국내 영화 스트리밍 순위 1위에 등극해 눈길을 끈다. 특히 대만에서도 스트리밍 순위 4위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서울의 봄’은 6일 오전 현재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영화’ 스트리밍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늦은 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전까지 순위권에 없던 ‘서울의 봄’이 계엄령 해제 후 단 이틀 만에 1위로 치솟은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대만에서도 스트리밍 4위로 뛰어 올랐다.
또 국내 영화 평가 사이트인 왓챠피디아 ‘핫 랭킹’에서도 ‘서울의 봄’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 실화를 모티브로 영화적으로 각색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11월이 극장의 대표적 비성수기로 꼽히는 시기였음에도, ‘서울의 봄’은 입소문과 N차 관람을 통해 1312만 관객들을 극장에 동원했고, 극 중 반란을 기획한 전두광, 반란을 저지하려 한 이태신 역할을 맡은 황정민, 정우성 등 배우들의 열연이 찬사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선 ‘서울의 봄’이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함께 남우주연상(황정민) 등 4관왕을 휩쓸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갖고 “민주당의 입법 독재는 예산탄핵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저는 북한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인 4일 새벽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고 같은 날 새벽 4시 27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기로 했다. 계엄령 선포 후 약 6시간 만의 일이다.
계엄령은 쿠데타와 내전, 반란, 전쟁, 폭동, 국가적 재난 등 비상상태로 인해 국가의 일상적인 치안과 사법권 유지가 불가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과 같은 국가 원수 또는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 동의를 받고 군을 동원해 치안 및 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선포하되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그 해제를 요구 시 이를 해제한다.
영화 ‘서울의 봄’ 스틸. |
영화 ‘서울의 봄’ 스틸. |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X(구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는 이번 사태가 ‘2024년판 서울의 봄’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X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 키워드에는 ‘계엄령’ ‘계엄령 해제’ ‘대통령 탄핵’ 등과 함께 ‘서울의 봄’이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 헬기 여러 대와 탱크, 군인들이 진입한 사진 및 영상 등을 공유하며 “‘서울의 봄’ 생각난다”, “‘서울의 봄’ 장면도 똑같았던 것 같은데” 등 반응을 보였다.
독일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4일 0시 11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다시 서울의 봄 비극이 되풀이 돼선 안 된다.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다”며 귀국 의사를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국민들이 지켜주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1980년 ‘서울의 봄’ 군부가 저질렀던 상황이 21세기에 재현됐다”고 표현하며 비상계엄령 선포를 비판한 바 있다.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 및 해제 사태가 ‘2024년판 서울의 봄’, ‘서울의 봄’을 패러디한 ‘서울의 밤’이라는 풍자들이 등장하면서 ‘서울의 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사태 이후 ‘서울의 봄’을 재개봉해야 한다는 요청들도 SNS상에서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서울의 봄’ 포스터와 합성한 각종 패러디 포스터들까지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한편 ‘서울의 봄’은 최근 청룡영화상 작품상에 이어 최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작품상까지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