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승환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진행된 정규 11집 앨범 '폴 투 플라이-후'(Fall to fly-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 및 쇼케이스 '10억 광년의 신호'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hwijpg@(김휘선 인턴기자) |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를 취소한 가운데, 구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23일 오전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오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면서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에서 허가 조건을 강조하는 공문을 지난 10일 발송하고 유선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 정치적 선동자제를 요청했다" 며 "이승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정치적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환이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후 수원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뒷조사를 받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앞으로 편한 세상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감사합니다' 등 시민단체에 조롱과 냉소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시민들과 관객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구미=뉴시스] 박홍식 기자 =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23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은 오는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2024.12.23 phs6431@newsis.com /사진=박홍식 |
이에 이승환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저는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환은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구미시 측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인 것으로 보인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지난 20일 공연 기획사에게 공문을 보내 기획사 대표와 가수 이승환에게 '기획사 및 가수 이승환 씨는 구미구미문화예술회관공연 허가 규정에 따라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서약서에 날인할 것을 요구했고, 미이행시 취소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고 전하며 해당 서약서를 공개했다.
이어 "공연일 직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이름 써라' '이름 안 쓰면 공연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요구받아야만 하다니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안타깝고 비참하다.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일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구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승환 콘서트 취소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시민은 "구미시 스스로 민주주의 역량을 깎아내리는 결정을 했다. 구미시 위상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라며 "시장이 나서서 구미시를 배타적인 이념도시로, 이른바 극우도시로 만드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 누리꾼은 "김장호 시장의 입맛대로 구미시 행정력을 낭비하지 말아라. 정치적 오해와 선동은 김장호 시장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연 2일 전 갑자기 취소라니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이 어딨나. 한 도시의 시정을 책임지는 당사자로서 과연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정치 선동하는 가수의 문화 공연은 취소는 당연하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편 이승환은 콘서트 취소 이후 "저는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방적이고도 부당한 대관 취소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