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서울교통공사 노조, 근무시간에 노래방·당구장에서 놀면서 수당 청구까지” 질타

서울교통공사의 노조 간부들이 노조 업무를 핑계로 무단결근 후 술집과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놓고서도 수당을 신청하거나 만취한 상태에서 열차에 탑승해 객실에서 쓰러지는 추태를 부린 것이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결과 드러났다. 공사 노조는 이런 비위행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유감 표명을 전혀 하지 않아 시 의원들의 비난을 더욱 받았다.

12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공사의 노조 간부들이 벌인 비위행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공사의 한 노조원은 작년 9월 야간근무이나 출근하지 않고 오후 9시 넘게 노조 간부들과 술을 마시고 만취 상태로 1호선 열차에 탑승해 추태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4호선으로 갈아탄 뒤에는 객실에 쓰러지기도 했다.

또 다른 노조원은 야간 근무이나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 머무른 날이 허다했다.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관계자는 “노조 간부의 역할은 노동자를 대표해서 임금과 복지에 신경 쓰는 것인데 남아있는 근로자에게 노동을 전가하는 것이 왜 노조가 하는 일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김태균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을 향해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김 위원장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며 유감을 전혀 표시하지 않았다.

또한 노조 간부들이 무단출근하고도 수당을 청구해 부당하게 받아 간 금액만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희 서울시의회 의원은 “정당하게 일해야 하는 시간에 당구장과 유흥업소, 술집을 다녔고 이렇게 가져간 수당 등이 12억원에 달한다”면서 “당연히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월 고용노동부는 노조 활동에 필요한 시간만큼 노조 조합원의 노동 의무를 면제하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또한 공사 감사실도 작년 12월 근로시간 면제자를 일제 조사하고, 인사위원회를 열어 지난 5월까지 노조 간부 36명을 해고했다. 이들이 정해진 시간·장소에 출근해 일하지 않아 ‘무단결근’을 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타임오프 제도가 시행된 2010년 이후에도 노조 전임활동을 공사나 관리자들이 전혀 문제 삼지 않았는데 갑자기 ‘무단결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노조 탄압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 간부 32명이 낸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해고는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노위는 관리자 승인 없이 노조 활동한 노조 간부들의 ‘무단결근’을 징계 사유로 인정하는 동시에, 공사가 노조 간부들에 대한 복무 관리를 하지 않은 부실이 노조 간부들의 비위만큼이나 중하다며 공사의 책임도 인정했다.

현재 관련 건은 공사의 이의제기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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