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시장에서 서울지역 청약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 역대급 광풍이 불었지만, 역으로 준공 후에도 거래되지 않은 이른바 ‘악성 미분양’도 3년 만에 최대치에 달했다.
17일 청약홈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3.87대 1로,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낼 정도로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서울 지역에서도 위치나 환경 등이 상대적으로 아쉬운 지역은 여전히 외면 받으면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서울 주택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총 52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전체 미분양 917가구 중 절반을 넘는 수치다. 2021년(55가구)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가구)과 비교해 28.2%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대부분 300가구 미만 중소형 주택으로, 강동구가 251가구를 기록해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145가구), 광진구(33가구), 양천구(31가구), 강북구(23가구), 구로구(21가구) 순이었다.
준공 후 미분양을 제외한 서울 미분양 주택은 394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2%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2년째 이어진 감소세다.
이런 중 올해 1~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53.87대 1로 2021년(163.84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당첨되면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평균 청약 경쟁률이 최고 527대 1에 달할 정도로 분양시장이 달아올랐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 같은 서울이어도 입지, 가격, 환경 등의 조건에 따라 완판과 미분양이 나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양극화 현상 같은 것인데 서울, 수도권 미분양의 특징은 대부분 나 홀로 주택, 교통 불편, 외곽 지역”이라며 “(이런 주택들을) 2, 3년 전 시장이 좋았을 때 고분양가로 분양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안 팔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안 풀려 있어 무차별적으로 수요 유입이 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환금성을 중요시하는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고 주거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공급면적 기준 ㎡당 평균 분양가는 1428만원으로, 11월(1420만3000원)보다 0.54% 상승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3㎡(평)당으로 환산하면 4720만7000원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평)당 1907만8000원으로 한 달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