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도심 공공 공간에 다양한 조각 예술품이 전시된다. 이 같은 ‘지붕 없는 조각 미술관’ 면적을 모두 합치면 여의도의 절반에 달한다.
서울시는 ‘조각도시 서울 프로젝트’ 대상지를 올해 35곳으로 전년(17곳) 대비 두 배가량 늘리고, 총면적도 151만3509㎡로 20배 가까이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조각페스티벌, 한평조각미술관 등을 찾은 관람객이 243만 명에 달하는 등 호응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억원 증액한 19억원 투입할 예정이다.
조각도시 서울 프로젝트는 시민이 어디서든 조각 작품을 감상하고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공공미술 사업이다. 올해는 ‘생동의 서울: 나비의 날갯짓’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서울조각상 공모를 시작한다. 1등 상인 대상을 받으면 노을공원에서 3년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제1회 서울조각상’에서 날개를 휘날리는 역동적인 말 형태의 조각품으로 대상을 받은 강성훈 작가(43·사진)는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작가와 같은 공간에 전시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며 “최근 대형 공모전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데 연령 제한 없이 오직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서울조각상은 잠재력을 갖춘 신예를 위한 등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봄(5월)과 가을(9월)에는 각각 풍납백제문화공원과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조각페스티벌이 열린다. 서울조각상 수상작과 시민 참여 작품 등을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이 끝나면 송현공원, 북서울꿈의숲, 월드컵공원, 뚝섬공원, 서울식물원, 보라매공원(서울국제정원박람회), 풍납백제문화공원 등으로 옮겨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페스티벌 기간 시민 170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만족’(74%)과 ‘만족’(21%)이 95%에 달했다.
3.3㎡ 넓이에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한평조각미술관도 눈길을 끈다.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 내 한 모퉁이에 여러 작품을 바꿔 전시하는 ‘네 번째 좌대’를 벤치마킹했다. 종로 둘레길 초입인 광화문역 7번 출구에 전시된 최승애 작가의 ‘별’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평조각미술관 작품 중 세종문화회관 앞에 전시된 이영섭 작가의 ‘어린 왕자’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이들 작품은 다음달까지 전시를 마치고 오는 4월 새 작품으로 교체된다. 광화문광장, 노들섬 등 서울 명소 7곳에서도 한평조각미술관이 문을 연다.
마채숙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조각도시 서울 프로젝트는 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도록 하는 사업”이라며 “올해 2회째를 맞는 서울조각상에도 우수 예술가들이 적극 참여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