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소 몸무게 출생 ‘260g’ 이예랑 양
세계서 14번째로 적은 몸무게
3.19kg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
한국에서 최소 몸무게인 26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 이예랑 양이 1% 미만의 생존율을 이겨내고 3.19kg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12일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4월 22일 25주 5일만에 260g으로 태어난 이 양이 5일 건강한 모습으로 출생 198일만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300g 미만으로 태어나면 생존한계 바깥 범위여서 생존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이를 이겨낸 것이다. 출생 당시 이 양의 몸무게는 세계에서 14번째로 적은 몸무게였다. 퇴원 당시 이 양의 몸무게는 3.19kg으로 태어났을 때보다 12배 넘게 자랐다.
이 양의 부모는 결혼 3년 만에 이 양을 얻었으나 임신 당시 심한 자궁 내 태아 발육지연 및 임식중독증을 겪었다. 이 양이 21주차부터 더 이상 자라지 않자 개인 병원을 다니던 이 양의 부모는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했다.
출생 직후 성인 손바닥 크기에 불과했던 이 양은 태어나자마자 호흡 부전, 패혈성 쇼크로 인해 인공호흡기 치료, 항생제, 승압제, 수혈 등의 고강도 치료를 받았다. 생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태변으로 장이 막히면서 고비가 찾아왔지만 의료진이 매일 조금씩 태변을 꺼내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작은 몸으로 고비를 이겨내고 무럭무럭 자란 이 양은 의료진으로부터 ‘일원동 호랑이’로 불렸다. 이 양은 스스로 첫 대변을 본 뒤 빠른 속도로 호전돼 얼마 지나지 않아 호흡기를 떼고 자발 호흡을 시작하고, 몸무게도 늘기 시작했다. 미숙아에게 흔한 망막증도 안과에서 매주 망막검사를 진행하며 관리해 큰 합병증 없이 무사히 넘겼다.
이 양은 이제 기계 장치 없이 스스로 숨 쉬고, 다른 아기들처럼 힘차게 젖병을 문다. 퇴원 후 첫 외래 진료일이었던 11일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 양의 치료를 담당한 삼성서울병원 모아집중치료센터 장윤실 센터장은 “예랑이는 앞으로 태어날 모든 저체중 미숙아의 희망이 될 아이”라며 “의학적 한계 너머에서도 생명의 불씨를 살릴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해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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