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인물 안되는데… ‘트럼프 얼굴 지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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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250주년 250달러 발행 추진
반발한 인쇄국장 타 부서 발령도
‘무리한 대통령 띄우기’ 비판 나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250달러 지폐의 시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250달러 지폐의 시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재무부가 건국 250년을 기념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가 담긴 250달러짜리 지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법상 생존 인물을 화폐에 담는 걸 금지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안이 미 의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무리하게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무직 간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250달러 지폐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시안에 따르면 중앙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있고, 양옆으로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갔다. 시제품 속 초상화는 지난해 1월 공개된 집권 2기 첫 공식 사진처럼 정면을 공격적으로 노려보는 모습이다.

WP에 따르면 250달러 지폐 생산은 브랜던 비치 재무관과 그의 수석 보좌관 마이크 브라운이 주도하고 있다. 비치 재무관은 영국인 화가 이언 알렉산더에게 의뢰해 제작한 시안을 지난해 8월 재무부 산하 연방인쇄국(BEP)에 처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 현행법상 지폐에는 사망한 인물만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재무부가 생산할 수 있는 지폐의 권종도 지정돼 있는데 여기에 250달러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250달러 법안’이 연방하원에 발의됐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당장 해당 화폐 발행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인 것.

적절한 위조 방지 장치가 적용된 지폐를 발행하기 위해선 수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난관이다. 위조 방지 기술이 대폭 추가돼 2013년 발행된 100달러 신권은 디자인과 개발에 10년 이상이 걸렸다.

이에 인쇄국 내부에서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치 재무관과 충돌했던 퍼트리샤 솔리메네 인쇄국장이 지난달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된 것을 두고 보복성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이날 베선트 장관은 브리핑을 열고 “현직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250달러 지폐를 발행해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데 부적절한 요소는 없다”며 관련 법안의 의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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