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경제 정책에 한국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당선 직후부터 시작된 ‘허니문 랠리’가 이번 주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입니다. 특히 상법 개정의 국회 통과 시기 여부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 등도 관심사입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감세 정책에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고용 등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스테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 우려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CPI)와 생산자물가(PPI)가 이번 달 19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허니문 랠리 계속될까
특히 이번 주 상법 개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이미 이전보다 더 강화한 상법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기존 상법 개정에 담겨 있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외에도 감사위원 선임 시 3% 룰 도입과 함께 시행 시기를 공포 즉시로 앞당기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공포 시기인데, 여당은 이달 13일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 시행에 속도가 붙을 경우 단기 상승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간 기업 지배구조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습니다. 최근 증시 상승도 상법 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습니다. 다만 상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당분간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차 추경 규모와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 방식의 윤곽이 드러날지도 관심사입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2차 추경 규모가 20조~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플러스(+)알파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급 방식은 전 국민 모두에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는 보편적 지급과 취약계층 등 일부 계층에만 지급하는 선별 지급으로 의견이 나뉜 상태입니다.새 정부에서는 국가 재정을 보고 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규모가 커질수록 증시 단기 부양 효과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추경이 국내 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오는 10일 4월 국제수지도 발표합니다. 한국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3년 4월 이후 지난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이번 달은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입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나 철강 등을 중심으로 실적 부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됐다는 점도 국제 수지에는 악재로 꼽힙니다.
● 미국 지표도 주목
이번 달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 발표도 주목됩니다. 오는 11일에는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지난 4월 상승률은 전년 대비 2.3%에 그치면서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습니다. 관세 여파가 지난달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지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발표됩니다. 지난 4월에는 전년 대비 2.4%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월 대비는 0.5% 하락했습니다. 이 외에 중국에서도 오는 9일 소비자물가와 무역 지수가 발표됩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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