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층 ‘이중 열돔’에 습한 남풍 겹쳐… 일주일새 6.1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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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염 덮친 한반도]
고기압 속 공기 압축돼 기온 올라… 고온다습 남풍 체감온도 더 높여
산지 넘어 ‘푄현상’ 경북 최강 폭염… 포항선 “재난 2단계, 외출 자제”
“폭염-폭우 짧은 기간에 반복될듯”

폭염에 갈라진 포항 해안도로
1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에서 해안도로가 폭염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며 갈라져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포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했다. 포항=뉴스1

폭염에 갈라진 포항 해안도로 1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에서 해안도로가 폭염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며 갈라져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포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6도에 달했다. 포항=뉴스1
12일 경북 경산과 포항에 처음 발효된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 체계가 18년 만에 개편되면서 지난달 1일 처음 도입됐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먼저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이어져야 한다. 여기에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혹은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존의 폭염주의보·경보 2단계 체계로는 경각심을 충분히 줄 수 없는 ‘극한 더위’를 경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폭염중대경보는 단순히 날씨가 매우 덥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건강한 사람에게도 온열 질환이나 사망 등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현저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한반도 덮은 ‘이중 고기압’

이번 폭염은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 열돔’ 형태로 한반도를 덮으면서 발생했다. 고기압 안에서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하강 기류가 강해지고, 이로 인해 공기가 압축되면서 기온이 오른 것이다. 또 기류가 하강할 땐 구름이 발달하지 못해 햇빛이 강해지는데 이 역시 기온이 오르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저기압권에서는 고온 다습한 남풍이 유입되고 있어 습도와 체감온도 역시 높아졌다.

고온 다습한 남풍은 경북 남부 지역이 유난히 더 뜨거운 날씨를 겪는 원인이기도 하다. 산지를 넘은 남풍이 더 뜨거워지는 ‘푄 현상’에 더해 산지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강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산시 하양읍 낮 최고기온은 36.4도, 포항시 기계면은 낮 최고기온 36.5도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5일과 비교했을 때 경산은 5.6도, 포항은 5.3도 높아졌다. 이날 서울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해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6.1도 상승했다. 경산시는 이날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피해 예방에 나섰다. 취약계층을 위해 부채와 쿨토시 등 냉방용품을 긴급 배부하고 생활지도사와 방문 건강관리 인력을 통해 홀몸노인 등의 안전을 확인했다. 살수차도 15일부터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이날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포항시도 재난상황 2단계를 발령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리는 해수욕장 일대 도로를 중심으로 살수 작업을 실시했다. 또 마을마다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외출과 밭일 자제를 당부했다. 포항시 북구에서는 해안도로가 폭염으로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며 갈라지기도 했다.● 13일까지 폭염 지속… 14일 중부 짧은 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검색한 날씨가 30도를 넘기고 있다. 2026.07.12 [서울=뉴시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검색한 날씨가 30도를 넘기고 있다. 2026.07.12 [서울=뉴시스]
전국적인 폭염은 13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안팎, 수도권과 충청권·남부지방은 35도 안팎까지 오를 예정이다. 13일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30∼37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밤과 12일 오전 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이 25.2도를 기록하며 11일 서울에 올여름 첫 열대야도 관측됐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서울·경기와 충청권, 강원 내륙·산지, 전북을 중심으로 50∼6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14일에는 태풍 ‘바비’가 저기압 형태로 바뀌어 한반도 북쪽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4일 오전 경기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중부 지방과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비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16∼17일은 남부 지방, 19∼20일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 강한 햇빛이 나타나면 폭염특보가 다시 확대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며 “폭염과 강한 비가 짧은 기간 안에 번갈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폭염 특보와 강수 정보를 함께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 올해 온열질환자 636명, 열탈진 가장 많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모자를 쓴 시민들이 손풍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6.07.12 [서울=뉴시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모자를 쓴 시민들이 손풍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6.07.12 [서울=뉴시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36명이며 2명의 추정 사망자도 발생했다. 28.8%는 65세 이상이었고 질환으로는 열탈진(57.7%)이 가장 많았다.

폭염은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을 유발하며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등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경산=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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