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만큼은 제발"…금양, 이번엔 반도체 테마 꺼내 들었다 [성상훈의 위기의 K기업]

4 hours ago 2

지난 2023년 9월 열렸던 금양 2차전지 기장공장 기공식. 연합뉴스

지난 2023년 9월 열렸던 금양 2차전지 기장공장 기공식. 연합뉴스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 ‘2차전지 핵심기업’으로 불렸던 금양이 상장폐지 절벽 끝에서 이번엔 반도체 테마를 꺼내 들었다.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확보 실패와 불성실공시 등으로 신뢰를 잃고 거래정지된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반도체를 내세워 주주들의 지지와 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을 끌어내 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금양은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금양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기업이 계속해서 유지될지 의문이 있다'며 2개년 연속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바 있다. 금양은 개선 노력과 향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최대한 어필해 5월말 예정된 상장공시위원회에서 주식 거래재개결정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금양이 내놓은 회생 시나리오의 핵심은 몽골 광산의 텅스텐 양산이다. 금양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몽골 광산의 텅스텐 생산 정상화를 위하여 신규로 제작한 생산설비를 중국에서 몽골로 운송하고 있으며, 해당 설비는 4월 중 광산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고 중국의 전문 기술진을 투입하여 5월까지 설비 안장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7월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며, 이는 외부 자금 조달과 병행하여 자체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서 2026년 하반기부터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양은 최근 반도체 업계의 최대 화두인 ‘HBM4’에 쓰이는 텅스텐을 이용해 빠르게 실적을 낼수 있다고 보고 있다. 텅스텐 가격 상승세와 HBM4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이슈를 엮어 자사 사업의 수익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광지 금양 회장. 뉴스1

류광지 금양 회장. 뉴스1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과거 추진했던 사업들이 결국 무산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양은 과거에도 2차전지용 광물 사업을 하겠다며 대규모로 몽골 광산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가, 허위·과장 공시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며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전력이 있다. 각종 전시회와 주주총회 등에서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배터리 양산을 공언했으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기술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현재 금양은 2차전지 사업 난항으로 부산은행으로부터 채권압류 소송을 당했고, 부산고용노동청은 임금체불 문제로 류광지 금양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상태다.

반도체 광물산업과 관련해서도 단기간에 실적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 다수의 의견이다.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광산에서 캔 텅스텐이 당장 반도체 라인에 들어가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반도체 광물은 극도로 높은 순도와 퀄리티를 요구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편입되는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증을 통과하려면 길게는 몇년씩도 걸린다"고 덧붙였다. 텅스텐을 어떤 기업에 어느정도로 공급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없이 하반기부터 실적을 낼 것이라고 공언하는건 '공수표'에 가깝다는 의미다.

결국 5월 상장공시위원회에서 금양이 '부활'하려면 장밋빛 테마가 아닌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5월 예정된 상장공시위원회로 쏠린다. 텅스텐 광산이 금양의 구원투수가 될지, 아니면 상장폐지라는 비극의 마지막 테마가 될지는 이달내 결정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무엇이 맞는지 항상 고민하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성상훈입니다

관련 뉴스

ALICE Q 게임 바로가기

  1. 1

    반도체 이익 공유론에 담긴 위험한 논리 [여기는 논설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과이익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올해만 300조원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은 정부와 지역사회, 협력업체가 지원한 결과라는 게 근거다. 삼성의 이익...

    2026.05.08 18:54

    반도체 이익 공유론에 담긴 위험한 논리 [여기는 논설실]

  2. 2
  3. 3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