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자매 혈투'…KLPGA 개막전 웃은 박보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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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겸이 16일 KLPGA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박보겸이 16일 KLPGA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박보겸(27)이 삼천리 모자를 쓰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보겸은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5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박보겸은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고지우(23)를 1타 차로 따돌리고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우승상금은 14만4000달러(약 2억1000만원)다.

박보겸은 KLPGA투어의 대표적인 ‘늦깎이 스타’다. 또래 선수들보다 다소 늦은 15세에 골프선수로 진로를 잡은 그는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오랜 기간 무명에 머물렀다. 2023년 교촌레이디스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지만 “운이 좋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악천후로 인해 36홀로 단축된 경기였던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박보겸은 비상을 시작했다. 상반기 동안 몸을 푼 그는 9월 KG레이디스오픈에서 배소현과의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는 박보겸은 한 달 뒤 상상인·한경와우넷오픈에서 72홀 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박보겸은 많은 변화를 감행했다. ‘골프 명가’ 삼천리와 후원 계약을 맺었고 새 매니지먼트사도 만났다. 삼천리골프단은 유망주와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를 발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겨울 삼천리골프단은 박보겸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지유진 삼천리스포츠단 부단장, 김해림 코치로부터 퍼트 훈련을 받으며 정교함을 키웠다.

구질도 오랜 기간 구사한 페이드에서 드로로 바꿨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승부수였다.

효과는 시즌 개막전부터 터져 나왔다. 박보겸은 1라운드부터 선두권으로 올라서며 내내 우승 경쟁을 펼쳤다. 완벽한 샷감에 정교해진 퍼트로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선두를 지켰다. 12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가 나왔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은 뒤 약 10m가 넘는 긴 버디 퍼트를 잡아내며 추격자들의 기세를 눌렀다.

이번 대회에서는 삼천리골프단의 독주가 눈길을 끌었다. 준우승한 고지우를 비롯해 공동 4위 마다솜·유현조, 10위 전예성까지 톱10 중 절반인 5명이 삼천리 소속 선수였다. KLPGA투어 대회에서 단일 골프단이 상위권을 이 정도로 휩쓴 것은 이례적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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