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양손에 쥐고…숨은 진주 ‘소부장’은 ETF로 담아라” [여의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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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전닉스 양손에 쥐고…숨은 진주 ‘소부장’은 ETF로 담아라” [여의도란도란]

입력 : 2026.06.14 09:05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전략실장
반도체, 경기 민감주 넘어 구조적 성장
‘글로벌 체력’ 기른 K-소부장
대형주 숨고르기 속 아웃퍼폼

토론회에서 발표 중인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전략실장. 사진 김재훈 기자

토론회에서 발표 중인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전략실장. 사진 김재훈 기자

“과거 반도체는 전방 산업의 교체 주기에 따라 실적이 춤을 추는 경기 민감(시클리컬) 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이익의 지속가능성이 높아져 성장주처럼 꾸준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구조로 변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매경 자본시장 대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실장은 이날 ‘반도체 슈퍼사이클 투자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급변하는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패러다임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 전략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약 300조 원 규모였던 국내 주식형 ETF 시장은 최근 50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상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200조 원 가까운 자금이 몰린 셈이다.

이러한 ‘세컨드 웨이브(코로나19에 이은 개인 투자자 유입의 두 번째 물결)’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다. 현재 국내 주식형 ETF 규모 중 반도체 단일 섹터 ETF가 차지하는 규모만 전체의 20%에 육박한다. 과거 코스피200 등 지수형 상품이 주도하던 시장이 이제는 특정 섹터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실제 시장의 성장세는 공급자들의 예측마저 뛰어넘는 수준이다. 박 실장은 “작년 초만 해도 시장에서 가장 큰 반도체 ETF 규모가 5000억 원 수준이었다”며 “당시 후발주자였던 신한자산운용이 새로운 라인업 상장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진입해서 가져올 수 있는 잠재시장 규모가 이것밖에 안 되나’ 하고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장이 커졌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의 매수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탑2’ 대형주에 몰려 있다. 연초 이후 개인의 두 종목 순매수 규모는 30조 원에 달한다. 박 실장은 “두 기업 모두 강력한 리레이팅이 기대되지만,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주가 상승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투자자들이 느끼는 기회비용과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두 종목 모두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는 ‘양손잡이 전략’으로서 ETF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50개 소부장, 공정별 시소게임 주목해야

박 실장은 대형주에 몰린 개인 투자자들의 온기가 조만간 소부장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은 130~150개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가 총 8대 공정 중 어떤 공정의 기업이 수혜를 볼지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바로 이 지점에서 ETF의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산업의 긴 흐름에서 보면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 우상향 흐름을 보였지만, 단기적으로는 철저한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각광으로 패키징 등 ‘후공정’ 장비 기업들의 퍼포먼스가 시장을 압도했다.

반면 올해 초부터는 ‘전공정’ 기업들이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박 실장은 “HBM뿐만 아니라 DRAM과 NAND 수요가 폭발하며 공급 부족이 발생했고,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장기공급계약이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다”며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억눌려 있던 전공정 기업들이 각광을 받는 것”이라고 짚었다.

박 실장은 과거 2019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비전 발표 당시와 비교해 현재 소부장 생태계의 체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 국산화 흐름 속에서 한국 소부장 기업들이 단순히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글로벌 체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토론회 당일 시장 흐름을 예로 들며 소부장의 매력을 역설했다. 그는 “최근 대형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그간 눌려 있던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가 분출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대형주 상승에 피로감을 느낀 자금이 대체재로서 소부장으로 확산되는 확연한 온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여의도란도란’은 매주 주말, 금융투자업계 인물을 조명하는 매일경제 증권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입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결정의 순간부터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업계 뒷이야기까지, 사람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흐름을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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