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 상위 50개 종목 수익률 살펴보니
네이버·LG디스플·삼천당…
수익구간 투자자 거의 없어
SK스퀘어, 227% 수익률에도
개미 10명중 6명은 평가손
선발투자 대박에 수익률 착시
극단적 쏠림에 추격 매수가 毒
직장인 A씨는 코스피가 역대급 호황을 기록한 올해 상반기 주식 투자 성적표와 관련한 뉴스들을 볼 때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주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수천만 원을 벌었다는 동료들의 인증샷을 보며 뒤늦게 소외감(FOMO·포모)을 느낀 것이 화근이었다. 뒤늦게라도 랠리에 동참하겠다는 생각에 다른 대형 우량주와 인공지능(AI) 관련 테마주들을 대거 매수했으나, 현재 그의 주식 계좌는 온통 파란불로 도배돼 있다. A씨는 "지수는 역사적 고점을 향해 달렸다는데 왜 내가 고른 종목들만 매수하자마자 미끄러졌는지 모를 노릇"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자산 배분 왜곡과 주도주 쏠림에 따른 그늘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 "포모 못 이기고 샀다가 한숨만"
8일 매일경제가 국내 대형 증권사 고객 계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개인 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시장을 주도한 '반도체 투톱(삼성전자·SK하이닉스)'과 핵심 정보기술(IT) 부품주 일부를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거의 모든 인기 종목에서 무더기 손실을 기록했다. 지수 상승의 온기와 수혜가 거대한 시장 전체로 퍼지지 못하고, 소수의 초대형 전방 기업들에만 집중된 결과다.
가장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은 종목은 카카오(매수 순위 45위)였다. 상반기 중 카카오에 투자한 개인들의 평균 수익률은 -52.7%로 집계됐다. 손실 투자자 비율은 99.9%에 달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실 상태였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잠시 온기가 도는 듯했던 LG디스플레이 등 소프트웨어와 IT 소외주들 역시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상반기 마감 시점까지도 여전히 90% 넘는 투자자가 손실권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 평균 수익률은 대박, 개미는 쪽박
더욱이 평균 수익률 지표는 수십에서 수백 %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반기 증시를 달군 주도주들조차 투자자들의 실질 손실이 확대되는 추세가 관측됐다.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 부각과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편입 기대감으로 시장 주도주로 주목받은 SK스퀘어가 대표적이다. SK스퀘어는 개인투자자 평균 수익률 227.2%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정작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비율이 59.8%로 10명 중 6명은 마이너스 상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SK스퀘어는 상반기 중 급등세를 연출하다가 고점 대비 30%가 넘는 가파른 가격 조정을 받았는데, 이 짧은 조정 구간에 포모를 이기지 못하고 진입한 후발 개미들의 손실이 급격히 불어났다.
상반기 K방산 열풍을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평균 수익률은 130.1%이지만 손실 투자자 비율이 73.5%에 육박했다. 연초 94만원 선에서 시작해 지난 4월 153만7000원까지 무섭게 치솟으면서 자금이 대거 몰렸으나, 이후 고점 대비 33% 넘게 폭락하며 지난달 말 100만원대까지 내려앉은 탓이다.
주가 랠리가 시작되던 초기에 과감하게 진입했던 극소수의 선발 투자자들이 수백 %의 압도적인 수익을 거두면서 착시 효과로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렸지만, 주가가 최고점에 다다랐을 때 대거 유입된 후발 투자자들은 고점 부근에서 물량을 받아내며 대규모 손실을 겪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증시를 뒤흔든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개인들의 추격 매수를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시장의 일반적인 특성이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집중 현상은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히 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삼전 레버리지 손실 투자자 100%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스마트폰으로 MTS에 로그인할 때 화면 첫 페이지나 메인 탭에 가장 크게 노출되는 '당일 수익률 상위 종목' '실시간 거래량 급증 종목' '실시간 검색어 상위' 등 메뉴를 보고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직관적인 정보 접근성으로 인해 군집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간접 투자 상품인 ETF 시장도 '고점 추격 잔혹사'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6월 한 달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를 기록한 'KODEX SK하이닉스레버리지'의 손실 투자자 비율은 99.7%에 달했으며, 순매수 2위인 'KODEX 삼성전자레버리지'의 손실 투자자 비율은 무려 100%를 기록했다.
[추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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